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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전쟁 휴전 속 美, 中에 반도체 설계·에탄 수출 규제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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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전쟁 휴전 속 美, 中에 반도체 설계·에탄 수출 규제 해제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위치한 캐던스디자인시스템즈 본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위치한 캐던스디자인시스템즈 본사. 사진=로이터


미국이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와 에탄 수출에 대한 대 중국 제재를 해제한 것은 미·중 간 무역 긴장이 완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전자설계자동화(EDA) 소프트웨어 업체 시놉시스, 캐던스디자인시스템즈, 지멘스(가 중국 고객에게 자사 제품과 기술 지원을 재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와 함께 지난 5~6월부터 시행됐던 에탄 수출에 대한 제한 조치도 철회했다.
이 조치는 중국이 지난 4월 희토류와 관련 자석의 수출을 제한한 데 대한 대응으로 미국 정부가 맞불을 놓기 위해 시행했던 여러 제재 중 일부다. 당시 희토류 조치는 중국이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반발해 내놓은 것으로 반도체·자동차·항공우주·군수 분야의 공급망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중국 수출 허가 검토…미국은 규제 철회”

중국 상무부는 지난 5일 발표를 통해 “미국과 협의 끝에 통제 품목 수출 신청을 중국이 검토하고 미국은 이에 대응하는 규제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미국 정부 내부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희토류 수출을 되돌리기 위한 협상의 일환으로 미국이 오히려 더 많은 품목에 규제를 걸어 중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낸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소식통은 “양측이 이 프레임워크를 유지하는 한 앞으로 더 많은 제재가 철회될 것”이라며 “2~3월 수준의 긴장 완화 상태로 되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DA 소프트웨어 접근권 회복”…中 반도체 설계 산업 숨통

지멘스는 성명을 통해 “미국 상무부로부터 중국 고객에 대한 수출 제한이 해제됐다는 통보를 받았고 이에 따라 판매와 지원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지멘스 주가는 소식 발표 직후 1.7% 상승했다. 시놉시스는 내부 직원 안내문을 통해 “3영업일 이내에 중국 고객 지원 시스템을 완전히 복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DA 소프트웨어는 반도체 설계의 핵심 인프라로 시놉시스·캐던스·지멘스 3개사가 중국 시장 점유율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지난 4월 보도한 바 있다. 이같은 제재가 장기화될 경우 중국의 반도체 자립 추진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컸다.

◇항공·원자력 부문은 여전히 규제

다만 제재가 완전히 풀린 것은 아니다. 로이터는 “미국 정부가 여전히 제너럴일렉트릭(GE)의 C919 여객기용 엔진 수출이나 중국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장비 판매 허가 등은 보류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로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일부 완화됐지만 전략 산업 분야에 대한 규제는 여전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