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암모니아 등 차세대 선박 수주 싹쓸이…탄소포집·전기추진 기술도 성과
IMO 환경 규제 강화에 발맞춰 시장 선점…해마다 26%씩 성장 기대
IMO 환경 규제 강화에 발맞춰 시장 선점…해마다 26%씩 성장 기대

광저우조선소국제(GSI)는 지난달 한국 고객의 길이 230m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자동차 운반선 건조에 착수했다. 이 선박은 연료유와 천연가스를 모두 동력으로 쓰는 세계 최대급 선박이다. 광저우조선소국제의 저우쉬후이 총경리는 "현재 90척 넘는 선박을 수주했으며, 이 중 80%가 첨단·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이라며 "인도 일정은 2028년까지 잡혀 있다"고 밝혔다.
같은 달 CSSC황푸원충조선은 암모니아 혼소 방식으로 움직이는 중국 첫 LPG/액화암모니아 운반선 건조를 시작했다. 암모니아는 에너지 밀도가 높고 연소할 때 탄소를 내뿜지 않아 해운업의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는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같은 종류의 가스 운반선 16척의 수주를 확보했고, 중소형 가스선 기술에서 독자 성과를 내 저탄소 성장을 위한 신에너지 선박 시장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황푸원충조선은 2025년 1~4월에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늘어난 137억 위안(약 2조 6108억 원)이 넘는 신규 계약을 따냈다.
이러한 흐름은 중국 조선업계 전반으로 이어진다. 지난 6월, 세계 첫 순수 암모니아 동력 시범선 '안후이호'가 허페이에서 첫 항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중국의 주요 조선 기지인 광둥성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선박 완공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늘었으며, 수주 잔량은 29.3%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광둥성 조선산업협회의 천젠룽 사무총장은 "광둥성의 성도인 광저우는 완벽한 조선 공급망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광저우시 당국 또한 심해·친환경·스마트 해양 같은 첨단 분야를 중심으로 도시를 해양 혁신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광저우시의 궈융항 당서기는 "광저우는 바다에서 태어나 바다로 번성했다"며 "해양 부문에서 새로운 양질의 생산력을 키우고 핵심 기술의 돌파구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 혁신도 활발하다. HG 해양은 10여 년의 연구 끝에 세계 최고 수준의 '림 구동 전기 추진 시스템'을 개발했다. HG 해양의 추샹야오 대표는 "전통 프로펠러는 수중 소음과 기름 오염을 일으킬 수 있어 무공해·저소음·고효율의 림 구동 추진기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주문이 급증해 생산 일정이 1년 이상 앞당겨졌고, 메가와트급 림 추진기 수출로 친환경 어업·선박 시장에서 더 넓은 국제 시장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 세계는 지금 '친환경 대항해시대'…강화된 규제가 성장 이끌어
광저우의 이런 약진은 세계 해운업계의 탈탄소 노력과 맞물려 있다. 강력한 국제 규제, 기술 발전, 시장 수요 변화가 맞물리면서 세계 친환경 선박 기술 시장은 2024년 223억 달러(약 30조 4395억 원) 규모에서 2032년 1407억 달러(약 192조 555억 원)로 확대되는 등 해마다 평균 25.89%의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
지난 4월 국제해사기구(IMO)는 의무 연료 기준 설정과 탄소 가격제 도입을 중심 내용으로 하는 온실가스 감축안에 합의했다. 2027년부터 시행하는 이 제도는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85%를 차지하는 5000 총톤수 이상 대형 선박에 적용한다. 이들 선박은 해마다 연료 온실가스 강도(GFI) 감축 목표를 의무적으로 지켜야 하며, 배출 한도를 넘어서면 'IMO 넷제로 펀드'에 기여금을 내는 등 경제적 책임을 물게 된다.
중국 정부 역시 2023년 말 '친환경 조선 발전 체계 구축' 실행 계획을 발표하며 정책적 뒷받침에 나섰다. 지난 3월에는 세계 최초로 탄소포집설비를 갖춘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 '아고고 FPSO'가 상하이에서 인도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 설비는 운항과 원유 생산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배기열로 전기를 만들어 환경 보호와 에너지 절약을 동시에 이룬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