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월 10대 생산 체제, 폴란드 1000대 계약 이행 집중"

지난 9일(현지시각) 아미레커그니션(armyrecognition) 보도에 따르면, 현대로템이 K2 전차를 달마다 10대 넘게 만드는 체제로 바꿨지만 모든 물량을 폴란드 수출 계약 이행에 쏟아붓고 있다.
지난 5일 한국 국방미디어진흥원(KFN)이 공개한 다큐멘터리 예고편을 보면 현대로템의 K2 블랙팬서 주력전차 생산라인이 2025년 7월 기준 달마다 10대 넘게 만드는 최대 규모로 돌아가고 있으며, 이 모든 생산을 폴란드 방위 계약 이행에만 돌리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기존 달 평균 3~4대 수준보다 3배 넘게 늘어난 규모다.
◇ 폴란드 먼저 공급으로 한국군 배치 늦어질 듯
현재 폴란드에 모든 생산 자원을 돌리면서 한국 육군 넘겨주기가 한때 늦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5월 주문한 배치 4차분(Batch IV) K2 PIP 전차 150대는 원래 2028년까지 차례로 넘겨질 예정이었으나, 현대로템이 수출 이행을 먼저 생각하면서 국내 보급이 늦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K2 전차는 지금까지 4차례 묶음으로 나뉘어 만들어졌다. 배치 1차(2014~2015년)는 독일 MTU 엔진과 RENK 변속기를 쓴 100대, 배치 2차(2019~2020년)는 한국 DV27K 엔진과 독일 변속기를 단 106대, 배치 3차(2022~2023년)는 54대가 만들어졌다. 배치 4차에는 완전 국산 동력장치를 넣은 150대의 K2 PIP 전차가 들어갈 예정이다.
K2 개발은 1990년대 중반 한국이 낡은 K1 전차를 차세대 주력 전차로 바꾸면서 시작됐다. 1995년 7월부터 1997년 12월까지 처음 시스템 개념 연구를 했고, 1998년 11월부터 2002년 12월까지 탐색 개발 단계를 거쳐 핵심 기술과 부품을 확인했다. 본격 개발은 2003년 6월에 시작해 2007년 3월 2일 XK2 시제품을 공개했다. 원래 2011년까지 배치할 예정이었으나 특히 한국산 엔진과 변속기 개발이 늦어져 첫 배치가 2014년 7월로 미뤄졌다.
업계에서는 하나 수출 고객에만 몰린 것이 생산량 늘리기나 앞으로 계약과 균형을 맞추지 않으면 국내 조달 순서가 밀려날 위험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1000대 규모 폴란드 계약, 추가 수출국 늘어날 전망
한국과 폴란드 사이 K2 전차 거래는 한국 지상 전투 체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하나 수출 사업으로 여겨진다. 2022년 7월 맺은 기존 계약에는 한국에서 만들 117대와 폴란드에서 조립할 63대를 포함해 180대 구매가 들어있고, 지난 2일에는 180대를 더 들여오는 두 번째 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2026년부터 2034년까지 현지에서 만들 820대를 합치면 모두 1000대 규모에 이른다.
두 번째 계약 값어치는 약 65억 달러(약 8조9300 억 원)에 이른다. 2022년 말부터 넘겨주기가 시작된 첫 번째 계약 물량 가운데 2025년 3월까지 110대를 넘겨줬으며, 올해 말까지 96대를 더 넘겨줄 예정이다.
K2 전차에 대한 해외 관심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다큐멘터리에는 루마니아에서 한 실사격 훈련과 카타르에서 벌인 기동성 보여주기 장면이 들어갈 예정이다. 루마니아군은 이미 지난해 스마르단 사격장에서 K2 야전 시험을 했으며, 에이브럼스 함대를 보충하려고 최대 300대 들여오기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와 슬로바키아와도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KFN 다큐멘터리 예고편에는 K2 생산 현장 영상이 들어있으며, 이전에는 공개되지 않았던 과정을 보여준다. 여기에는 장갑 몸체 부분 만들기, 총 시스템 조립, 사격 조절과 조준 부품 같은 하위 시스템 넣기가 들어간다.
관련 업계에서는 현재 달마다 10대 넘는 생산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계속되는 부품 확보와 해외 파트너의 안정된 수요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루마니아나 이집트와 추가 계약을 맺을 때 현대로템은 현재 수준보다 생산량을 더 늘리거나 따로 생산라인에 돈을 들여야 하는 상황에 마주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