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열풍·클라우드 대기업 자체 칩 개발이 성장 동력
인텔· AMD 'x86 아성' 도전... PC 시장까지 전선 확대
인텔· AMD 'x86 아성' 도전... PC 시장까지 전선 확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Arm은 9일(현지 시각) 데이터센터용 자사 기반 칩 사용 고객이 7만 개사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4년 전인 2021년에 비해 14배 늘어난 규모다.
전 세계를 휩쓴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Arm의 가파른 성장을 이끌었다. Arm은 데이터센터 부문 성장의 상당 부분을 AI가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1년 이후 Arm 칩을 채택한 AI 관련 스타트업은 12배 급증했다.
Arm 아키텍처는 '저전력 고성능'으로 유명하다. 이 같은 장점 덕분에 전 세계 거의 모든 스마트폰이 Arm 기술을 탑재했으며, 최근에는 막대한 전력을 쓰는 데이터센터 프로세서 시장에서도 그 가치를 드러내고 있다.
◇ 클라우드 기업들, '脫 x86' 가속화
과거 Arm은 데이터센터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클라우드 대기업들이 가세하며 판도가 바뀌었다.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클라우드 선두 주자들이 직접 Arm 기반 칩 설계·개발에 나서며 생태계 확장을 주도하고 있다. 아마존은 2018년부터 여러 세대에 걸쳐 자체 데이터센터 프로세서(CPU)를 내놓았고, 수백만 개의 Arm 기반 칩을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AWS)에 도입했다.
소프트뱅크가 소유한 Arm은 이처럼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동시에 PC 시장으로도 사업을 확장하며, 인텔과 AMD가 지배해온 기존 x86 아키텍처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 개발자 2200만·앱 900만…'생태계'가 성공 발판
Arm의 성공 발판은 2200만 명에 이르는 개발자와 900만 개가 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이뤄진 강력한 생태계다. 칩 기업의 성공은 얼마나 많은 개발자가 관련 기술을 활용해 제품을 만드느냐에 달렸기 때문이다. 아비오니크(Avioniq)의 미카엘 그레브 공동 창업자는 "첨단 미사일 모델링을 제공해 조종사가 적대적인 공역에서 안전한 비행 구역을 식별하고 적의 미사일 사거리를 피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생태계 성장을 바탕으로 아시아 시장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말레이시아 정부와 2억5000만 달러(약 3431억 원) 규모의 칩 설계 계약을 맺으며 성장 동력을 더했다.
다만 Arm의 이런 성장세는 업계 전반의 어려움과 공존한다. AI 데이터센터 관련 칩 시장은 호황이지만 PC와 모바일 같은 다른 반도체 부문은 여전히 침체를 겪고 있다. 실제로 Arm은 지난 5월 실적 발표에서 무역 불확실성을 이유로 연간 재무 전망치(가이던스)를 내놓지 않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