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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핵심 전력 '빨간불'…신규 항공모함 2년·상륙함 1년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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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핵심 전력 '빨간불'…신규 항공모함 2년·상륙함 1년 지연

"니미츠함 내년 퇴역인데 신규함 차질…상륙함 가동률 46%로 급락"
"조선소 인력난과 기술 결함으로 항공모함 11척→10척 시대 임박
미 해군력이 도전을 받고 있는 가운데 상륙 강습함 USS 마킨 아일랜드가 샌디에이고 해군 기지를 출발하여 서태평양 지역으로 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 해군력이 도전을 받고 있는 가운데 상륙 강습함 USS 마킨 아일랜드가 샌디에이고 해군 기지를 출발하여 서태평양 지역으로 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 해군이 신규 함정 건조 지연과 기존 함정의 수리·정비 차질로 전력 공백에 직면했다. 내셔널인트레스트는 지난 13(현지시각) 미 해군의 선박 건조 지연과 수륙양용 강습함 신뢰성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국방부 예산 문서에 따르면 미 해군의 차세대 핵추진 항공모함 USS F. 케네디(CVN-79)는 당초 계획보다 2년 늦어져 최소 20273월까지 함대에 합류하지 못할 전망이다. 제럴드 R. 포드급 2번함인 이 항공모함의 지연 원인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생산이 중단되고 공급망에 문제가 생긴 점, 첨단착함장치(Advanced Arresting Gear)와 첨단무기승강기(Advanced Weapons Elevator) 시스템의 기술 결함 해결 등을 꼽았다.

3번함인 USS 엔터프라이즈(CVN-80) 역시 인도일이 20299월에서 20307월로 10개월 늦춰졌다.

◇ 상륙강습함도 줄줄이 지연


항공모함뿐만 아니라 상륙강습함 건조도 차질을 빚고 있다. 차세대 상륙강습함 USS 부건빌(LHA-8)USS 팔루자(LHA-9)는 각각 1년씩 늦어지고 있다. 국방부 예산 문서는 미시시피주 패스커굴라에 있는 HII(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즈) 잉걸스 조선소의 인력 부족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LHA-9의 경우 당초 20299월 인도 예정이었으나 20309월로 1년 늦춰질 것으로 예산 문서는 밝혔다.

해군 대변인은 USNI 뉴스에 "해군과 HII-잉걸스는 부건빌과 팔루자가 전투원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능력을 가능한 한 빨리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최근 해군에 넘겨진 아메리카급 상륙강습함 USS 트리폴리(LHA-7) 역시 수개월간 늦어진 바 있다.

◇ 노후 함정 퇴역으로 전력 공백 더욱 심화


이런 신규 함정 건조 지연은 기존 함정의 퇴역 일정과 맞물려 해군 전력에 공백을 일으킬 우려를 키우고 있다. 가장 오래된 핵추진 항공모함인 USS 니미츠(CVN-68)가 내년 퇴역 예정인 가운데, USS C. 스테니스(CVN-74)의 연료교체와 복합정비(RCOH) 작업도 늦어지고 있다. 스테니스함의 정비는 당초 올해 8월 완료 예정이었으나 내년 말까지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미 해군은 2019년 비용 절감을 위해 USS 해리 S. 트루먼(CVN-75)을 예정보다 수십 년 앞당겨 퇴역시키는 방안을 검토했다. 25년 동안 300억 달러(413800억 원)을 절약하고 핵추진 슈퍼항공모함 수를 10척으로 줄이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의회 의원들이 이 계획에 깊은 반대를 나타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때 이를 막았다. 해군은 이제 10척의 항공모함을 보유하지만 이에 맞는 절감액은 없는 상황이다.

상륙강습함 부족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20207월 샌디에이고에서 수리 중이던 와스프급 USS 본옴므 리처드(LHD-6)에 큰 화재가 나 약 20억 달러(27500억 원) 피해를 입은 후 해군이 이 함정을 해체·폐기하기로 했다. USS 와스프(LHD-1)는 올해 3월부터 BAE 시스템즈 노퍽 선박수리소에서 정비와 현대화 작업을 받고 있으며 최소 내년 2월까지는 쓸 수 없다. USS 바탄(LHD-5) 역시 지난해 11월 드라이독에 들어가 내년 5월까지 정비를 받을 예정이다.

정부회계감사원(GAO)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 해군 상륙강습함의 가동준비율은 46%로 배치에 필요한 50%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USS 복서(LHD-4)는 지난해 4월 방향타 문제로 배치 직후 수리를 위해 샌디에이고로 급히 돌아가야 했으며, 이후 임시 수리를 거쳐 7월 다시 운항에 들어갔으나 본격적인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예산 문서는 복서함이 "배치되는 것보다 수리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지적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