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된 '현대 코스모피아'호, 예상 웃도는 가격에 매각되며 시장 주목
강화된 환경 규제 속 선대교체 수요 증가…고철값도 강세 보여
강화된 환경 규제 속 선대교체 수요 증가…고철값도 강세 보여

특히 20년 이상 된 노후 선박들이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값에 팔려나가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현대LNG해운이 2000년에 건조한 LNG 운반선을 해체 매각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업계에서는 이를 노후 선박을 정리하고 새 배를 들여와 경쟁력을 높이려는 선대 현대화 전략의 하나로 풀이한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현대LNG해운의 13만 5000CBM급 스팀 터빈 추진 방식 선박인 '현대 코스모피아'호(2000년 건조)가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 배는 인도네시아에서 '현상태 인도 조건(as is)'으로 경하중량톤(LDT)에 580달러(약 80만 168원)라는 예상 밖의 높은 값에 팔렸다. 방글라데시의 한 선박 재활용 업체가 인수했으며, 매각 당시 약 2000톤의 벙커유가 실린 상태로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코스모피아호의 매각가는 올해 거래된 LNG 운반선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렇게 높은 값이 형성된 배경으로 일부 지역, 특히 동남아시아의 탄탄한 해체 수요와 고철 시세를 꼽는다. 해체 시장에 나오는 다른 배들과 달리 선령이 젊고 배 안에 남은 벙커유의 양이 많았던 점 역시 높은 값을 형성한 주요 요인이다.
최근 해체 대상으로 거론된 또 다른 선박인 13만 7514CBM 규모의 모스(Moss)형 LNG 운반선 '가샤'호(1995년 건조)는 당초 인도에서 부유식 저장 설비(FSU)로 쓰일 예정이었으나, 계획이 무산되면서 해체 절차를 밟았다. 올해 상반기에 해체된 LNG선들은 대부분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에 만든 구형 스팀 터빈 추진선으로, 최신 선박과 달리 연료 효율이 낮고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어려운 배들이 주를 이룬다.
◇ "해체 늘어도 공급은 제한적…운임 강세가 변수"
한 선박 중개인은 "현재 시장에서 LNG 운반선 해체 매물은 여전히 드물다"고 했다. 그는 "특히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 건조한 배들이 아직 현역으로 운항 중이어서 당분간 대규모 해체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은 낮다"며 "최근 몇 년간 LNG 운반선 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선주들은 노후 선박을 해체하지 않고 계속 운항하거나 고쳐 쓰는 경향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업계 분석가 역시 비슷하게 내다봤다. 그는 "LNG 운반선 해체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선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면서 "대부분의 선주들은 배의 남은 가치와 시장 수요를 따져 해체 시점을 신중히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특히 최근 몇 년간 LNG 운임이 강세를 보이면서, 선주들이 낡은 배를 해체하지 않고 단기 운항 계약으로 추가 수익을 얻으려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이러한 시장 환경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진단했다.
LNG 운반선 해체 증가는 노후 선박을 처분하고 친환경·고효율 선박으로 선대를 바꾸려는 세계 선사들의 흐름을 반영한다. 현재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진다면, 2025년 한 해 해체 기록은 큰 폭으로 깨질 가능성이 높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