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누가 먼저 반응할까?’... 트럼프 vs 월가, 8월 1일 '치킨게임' 돌입

글로벌이코노믹

‘누가 먼저 반응할까?’... 트럼프 vs 월가, 8월 1일 '치킨게임' 돌입

관세 최대주의자 트럼프 "시장은 내 편" vs 투자자들 "어차피 포기할 것" 맞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1일 고율 관세 부과를 눈 앞에 두고 있다.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1일 고율 관세 부과를 눈 앞에 두고 있다.사진=로이터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관세 정책과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금융시장 간 인식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면서, 81일을 기점으로 양측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지난 15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을 자신의 관세 정책에 대한 시장의 지지로 해석하고 있는 반면, 금융시장은 트럼프가 위협한 관세를 실제로 강행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를 관세 최대주의자라고 주장하며,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다른 나라들이 그가 원하는 것, 즉 무역 협상을 타결하거나 동맹국과의 관계 개선을 하도록 설득할 수 있는 관세의 힘을 진정으로 믿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백악관이 그를 "협상 담당 최고책임자"라고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전해진다.

반면 시장은 이 시나리오를 이미 본 적이 있고, 그것이 항상 어떻게 끝나는지를 안다고 생각한다. 트럼프가 물러서고, 관세는 인하되거나 철폐되고, 이런 과정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ING의 글로벌 매크로 책임자 카르스텐 브르제스키는 지난 14"우리는 이번 무역 협상에서 어떤 장기 전략에 대한 추측도 포기했다"고 밝혔다.

◇ 이번엔 다르다... 더 높은 관세에 시장 반발도 사라져


이번 무역갈등이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관세는 더 높고, 언어는 더 분노하며, 주식과 채권 시장의 반발은 대부분 사라진 상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제조업 르네상스와 인공지능(AI) 지배를 원한다면서도, 공장과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필요한 철강·알루미늄·구리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거나 인상하는 모순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이 이들 품목 소비량의 4분의 1에서 절반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일본 닛코 에셋 매니지먼트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 나오미 핑크는 "미국이 무역의 이점을 인정하지 않는 '제로섬' 틀 아래에서 운영되고 있다""이 틀은 미국 자체에 최적의 결과가 아닐지라도 무역 파트너에게 손실을 입히는 것을 포함한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현재 주식시장이 관세 위험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어페이(Corpay)의 수석 시장 전략가 칼 샤모타는 주말 "금융 자산 가격에서 관세 위험이 제대로 할인되지 않았다는 확신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 경제에 드리워진 물질적 위협을 감안할 때 주식시장은 너무 높아 보이고, 외환 거래 범위는 너무 좁고, 배경 변동성 측정은 너무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는 JP모건체이스의 최고경영자(CEO) 제이미 다이먼이 지난주 "시장의 안일함"에 대해 경고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반면 백악관 대변인 쿠시 데사이는 성명을 통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상승, 낮은 인플레이션, 수조 달러의 역사상 최대 투자 약속, 강력한 임금 상승률 등은 모두 미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의제가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증명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만들고 미국 근로자, 농민 및 기업을 위한 새로운 수출 기회를 만들 새로운 무역 협정을 협상하거나 단순히 설정함으로써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계속 나아가려는 의지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어페이의 샤모타는 "81일까지 2주 남짓 남은 상황에서 시장 자체에서든, 백악관에서든 심판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누가 눈을 깜빡일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는 눈을 깜빡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