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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G성동조선, 삼성중공업 유조선 건조…'완성선 명가' 부활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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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G성동조선, 삼성중공업 유조선 건조…'완성선 명가' 부활 신호탄

블록 제작 넘어 '배 한 척 통째로' 위탁…대·중견 조선소 상생 모델 주목
해상풍력·플랜트 수주로 체질 개선…아프리카서 8700억 원 사업 수주
경남 통영 HSG성동조선 야드 전경. HSG성동조선은 최근 삼성중공업과 유조선 건조 계약을 맺고 블록 제작사를 넘어 완성선 건조 조선소로의 부활을 알렸다. 사진=HSG성동조선이미지 확대보기
경남 통영 HSG성동조선 야드 전경. HSG성동조선은 최근 삼성중공업과 유조선 건조 계약을 맺고 블록 제작사를 넘어 완성선 건조 조선소로의 부활을 알렸다. 사진=HSG성동조선
한때 경영난으로 선박 블록 제작에 머무른 HSG성동조선(옛 성동조선해양)이 지난 7월 삼성중공업과 업무협약을 맺고 완제품 선박 건조 시장에 돌아와 재도약의 기틀을 다졌다. 해상풍력과 해양플랜트 쪽으로 사업을 넓히는 데 성공해 체질을 개선한 가운데, 대형 유조선 건조까지 맡으며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 블록에서 완성선으로…상생의 파트너십


15일(현지시각) 조선 해양 전문 매체 트레이드윈즈와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자사 건조 물량 증가에 맞춰 공정 효율을 높이고자 HSG성동조선에 수에즈맥스급 유조선의 배 전체 건조를 맡겼다. 기존 블록 단위 외주 생산에서 한 걸음 나아가, HSG성동조선이 삼성중공업의 이름으로 선박을 완성하며 협력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린 것이다. 이번 협력은 대형 조선소와 중견 조선소의 상생 모델로, 경상남도 통영에 자리한 HSG성동조선은 안정적인 일감을 얻고 삼성중공업은 생산 효율을 높이는 모범 사례를 제시했다는 평가다.

◇ 해상풍력·플랜트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


HSG성동조선의 부활은 조선업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이 회사는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과 함께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최근 2100억 원이 넘는 큰 규모의 투자를 끌어내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했다. 120만㎡에 이르는 넓은 마당과 최신 설비를 바탕으로 대만 창화 해상풍력 발전단지에 하부구조물을 공급하는 등 해외 사업 수주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최근 수주한 약 8700억 원짜리 아프리카 해양생산설비 사업은 HSG성동조선의 변화를 잘 보여준다. 이 사업 수주로 HSG성동조선은 대규모 매출을 통해 재무 안정을 꾀하는 것은 물론,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세계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역량을 입증할 기회를 잡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수주가 앞으로 고부가가치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거 법정관리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HSG성동조선은 선박 수리와 건조, 해양플랜트, 해상풍력에 이르기까지 사업을 다각화했다. 삼성중공업과의 이번 협력은 경남 지역의 새 일자리를 만들고 협력업체 생태계를 튼튼히 하는 등 지역 경제에 크게 이바지하는 동시에, 국내 조선업계가 중견 조선사의 힘을 빌려 함께 성장하는 중요한 본보기가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