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 정유사 임직원·국제 무역상 연루…핵심 피의자는 싱가포르 도피 중
인도네시아 사상 최대 부패 사건, 정부 '반부패 의지' 시험대 올라
인도네시아 사상 최대 부패 사건, 정부 '반부패 의지' 시험대 올라

외신 업스트림 온라인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들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 정제시설 가동을 의도적으로 줄여 생산량을 조절하고, 담합 입찰을 통해 원유와 연료를 시세보다 비싸게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또 이들이 불필요한 터미널 임대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국가에 막대한 손실을 입힌 혐의도 적용했다.
◇ '휘발유 대부'와 공모자들…국제 공조로 추적
새로 용의선상에 오른 9명은 페르타미나와 그 자회사 전직 임원 6명, 국제 원자재 무역회사인 트라피구라 싱가포르 법인의 전직 관리자 1명, 사업가 리자 칼리드 등이다. 검찰은 핵심 인물인 리자 칼리드가 페르타미나 임원진과 짜고 가격을 부풀려 연료 터미널 불법 임대 계약을 맺고 터미널 소유권을 민간에 넘겨 국유 재산에 손실을 입혔다고 본다. 페르타미나 관련 피의자 중 일부는 이미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다.
◇ "수사에 협조"…정부, 부패 척결 시험대
페르타미나 측은 언론에 "진행 중인 법 절차를 존중하며 수사 과정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트라피구라도 자사 인도네시아 법인 직원이 용의자로 지목됐다고 확인했다. 트라피구라의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에 "직원이 최근 페르타미나 관련 수사에서 용의자로 지목된 사실을 안다"며 "회사에서 직원에게 법률 지원을 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혐의 내용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수사는 지난 2월부터 본격화돼 현재까지 페르타미나 전현직 임원과 민간 기업 관계자 등 20명 넘게 피의자로 특정됐고, 증인 250명 이상이 조사를 받는 등 인도네시아 정재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부는 강력한 수사와 제도 개선을 약속하며 부패 척결 의지를 다졌다. 이 사건은 국영기업의 부패 구조와 투명성, 정부의 반부패 의지를 가늠할 시험대가 됐다. 국제 기업 연루와 해외 도피로 국제 사회의 관심 또한 쏠리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