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데이터센터, 전력 먹는 하마로…AI 시대 ‘친환경·원전 발전’ 쟁탈전

글로벌이코노믹

데이터센터, 전력 먹는 하마로…AI 시대 ‘친환경·원전 발전’ 쟁탈전

2035년 유럽 데이터센터 전기 사용 2.5배↑…조지아파워의 미국 원전 도전도 ‘핫이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상징하는 AI 데이터센터 이미지. 사진=마이크로소프트디자이너.이미지 확대보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상징하는 AI 데이터센터 이미지. 사진=마이크로소프트디자이너.
인공지능(AI) 바람이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를 폭발적으로 늘리고 있다. 최근 배런스는 지난 18(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이 같은 흐름은 미국을 넘어 유럽에도 대규모 전력망 투자와 기업 판도 변화를 유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뉴마크(Newmark)가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유럽 데이터센터 전기 사용량은 올해 96테라와트시(TWh)에서 2035236TWh2.5배 늘어날 예정이다. 유럽 전체 전력 소비에서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비율도 3.1%에서 5.7%로 껑충 뛴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10년 동안 해마다 1160억 달러(1616400억 원) 정도를 전력망에 쏟아부어야 하기에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 유럽 친환경 전력바람…원전도 다시 각광


금융권에서는 유럽이 미국에 비해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고, 환경기준이 빡빡하다는 점을 투자 포인트로 짚는다. 최근 UBS는 독일 발전사 RWE, 덴마크 풍력 전문 오르스테드(Ørsted)를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았다. 실제로 RWE는 올해 들어 주가가 26% 올랐지만, 오르스테드는 9.6% 하락해 희비가 엇갈렸다. 업계에서는 유럽이 친환경 발전 확대에 더 적극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원전도 재부상하는 분위기다. 이미 원전 인프라를 갖춘 프랑스는 전력망 투자비가 유럽 전체의 8%에 그치는 반면, 독일은 탈석탄·가스 정책 때문에 26%로 가장 높은 부담을 진다. 프랑스전력공사(EDF)는 지난해 완전 국유화돼 투자 기회가 막혀 있지만, 유럽연합(EU)은 소형모듈원전(SMR) 산업 육성책에 힘을 쏟고 있다. 미국 GE버노바(GE Vernova)와 일본 히타치 합작사도 SMR 시장을 이끌고 있다.

◇ 조지아파워, 미국 데이터센터 원전 게임체인저


미국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세가 무섭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미국 데이터센터의 전기 사용량이 2023126TWh에서 2030390TWh까지 세 배 넘게 뛴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전력망 보강 등 관련 투자 규모가 2030년까지 7,200억 달러(1,003조 원)로 집계된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에서는 서던컴퍼니 자회사 조지아파워가 새 원전 2기를 가동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은 이 원전이 예정된 140억 달러(195000억 원)보다 두 배 이상 비용이 들어갔음을 밝혔다. 데이터센터 전문업체 플렉센셜의 라이언 말로리 최고운영책임자는 조지아파워와 협력해 SMR 방식 도입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SMR의 경우 복잡한 인허가 절차 때문에 바로 적용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컨스텔레이션에너지, 테일런에너지, 비스트라 등 미국 발전기업 주가는 올해 데이터센터 전력 기대감에 30% 넘게 올랐다. 반면 유럽 친환경 발전주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투자 매력도 부각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