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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술 공룡들, 두바이 '테크 허브'로 입주 '러시'…美 견제 속 해외 확장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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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술 공룡들, 두바이 '테크 허브'로 입주 '러시'…美 견제 속 해외 확장 가속화

틱톡·화웨이·알리바바 등 두바이 인터넷 시티에 대거 입주…'기술 친화 정책' 활용
석유 의존 벗어나는 두바이, 中 기업에 '새로운 기회'…AI·자율주행·EV 등 협력 확대
두바이 인터넷 시티는 바이트댄스(ByteDance)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같은 거대 기술 기업을 유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두바이 인터넷 시티는 바이트댄스(ByteDance)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같은 거대 기술 기업을 유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의 거대 기술 기업들이 두바이의 급성장하는 기술 산업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바이트댄스(ByteDance), 화웨이 테크놀로지스(Huawei Technologies), 알리바바 그룹 홀딩(Alibaba Group Holding) 등 중국의 기술 공룡들은 과거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넘어 경제 다각화를 추진하는 두바이의 정책을 적극 활용하며 해외 확장을 가속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야자수 모양 군도인 팜 주메이라 인근의 기술 공원인 두바이 인터넷 시티(DIC)가 있다. 이곳에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닷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중국 경쟁업체들이 나란히 입주해 있다.

틱톡의 소유주인 바이트댄스는 DIC 타워의 여러 층을 차지하고 있으며, 2024년 틱톡 CEO 저우서우즈(周受資, Chew Shou Zi)의 방문은 두바이에서 확장하려는 회사의 의지를 강조했다.

틱톡 두바이 지사에서 2년째 근무 중인 중국인 안젤라 지는 틱톡이 재배치를 원하는 중국 직원들에게 후한 패키지를 제공했으며, 사무실에는 수백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는 "두바이는 기술 기업들이 여전히 확장과 고용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는 경제 성장 시대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준다"며 "그것은 중국이나 다른 곳과 매우 다르다"고 말했다.
두바이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석유 생산량이 차지하는 비중을 지난 세기의 50%에서 현재 1% 미만으로 줄이며 기술 부문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 산업의 부상은 주로 디지털 두바이 당국(Digital Dubai Authority)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스마트 시티' 의제와 같은 정부 이니셔티브에 의해 주도된다.

또한, 정부는 두바이 인터넷 시티와 두바이 실리콘 오아시스 산업 단지를 포함하여 완전한 외국인 소유 기업을 허용하는 '자유 구역'을 설정하여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이러한 두바이의 기술 친화적 정책은 국내 문제에 직면하고 해외 진출을 가속하려는 중국 기업들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두바이에서 10년 동안 거주한 부동산 중개인 왕 유(Wang Yu)에 따르면, 두바이 마리나(Dubai Marina)와 팜 주메이라와 같은 인기 지역에서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중국 국적 외국인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2016년 DIC에 지역 사무소를 설립한 화웨이(Huawei)는 두바이를 통신, 클라우드 서비스, 소비자 가전을 위한 중동 허브로 만들었다. 화웨이는 아랍에미리트(UAE)에 6개의 소비자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4개가 두바이에 있다.

두바이에 있는 화웨이 매장의 한 판매원은 중국 브랜드의 스마트폰이 최근 몇 년 동안 현지 소비자와 중국 소비자 모두에게 인기를 얻었으며, 특히 12월 출시된 Mate X6와 2월 출시된 3중 Mate XT가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지난주 공개된 새로운 플래그십 Pura 80 시리즈도 판매 첫날 여러 모델이 매진되는 등 호평을 받았다.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에서 화웨이는 알리바바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과 현지 고객 유치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지난해 이 지역 최대 기술 박람회 중 하나인 Gitex Global에서 화웨이는 중동 및 중앙아시아를 위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스택 8.5를 선보였으며, 중동과 아프리카 전역에 걸쳐 6000개의 파트너를 자랑한다.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사업부 역시 2016년 두바이에 데이터 센터를 열었고, 지난해 DIC에 중동 및 아프리카 교육 센터를 설립하여 생태계 파트너와 고객에게 교육, 워크숍 및 인증 서비스를 제공했다.

한편, 알리바바의 국제 쇼핑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는 전기자동차부터 증강현실 안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중국 상품을 이 지역에 유통하고 있다. 지난 '618 쇼핑 축제' 기간 동안 알리익스프레스는 중국 스마트 글래스 제조업체 로키드(Rokid)의 전 세계 매출 중 65%가 중동에서 발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동차 부문은 이러한 추세를 잘 보여준다. 두바이의 주요 도로 중 하나인 셰이크 자이드 로드를 따라 중국 BYD, 니오(Nio), 지커(Zeekr)의 쇼룸이 롤스로이스, 벤틀리 등 고급 자동차 제조업체와 나란히 들어서 있다.

컨설팅 회사 롤랜드 버거(Roland Berger)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 시장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 "매우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개발 단계는 2000년대 초 중국의 자동차 붐을 연상시킨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광저우 기반의 Pony.ai가 두바이 도로교통청과 제휴하여 완전 무인 상업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올해 말 로보택시 파일럿 테스트를 실시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