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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상무부 직원 출국 금지 조치…美·中 정상회담 성사에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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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상무부 직원 출국 금지 조치…美·中 정상회담 성사에 ‘악재’

지난 2014년 3월 9일(현지시각)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 실종 이후 베이징 수도국제공항에서 한 승객이 경계 근무 중인 경찰과 무장경찰을 바라보며 지나가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4년 3월 9일(현지시각)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 실종 이후 베이징 수도국제공항에서 한 승객이 경계 근무 중인 경찰과 무장경찰을 바라보며 지나가고 있다.

미국 상무부 소속 직원이 중국 정부에 의해 수개월째 출국이 금지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국 간 고위급 회담 추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1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을 방문 중인 미국 상무부 산하 특허상표청 직원이 지난 4월 중국 쓰촨성 청두에 도착한 직후부터 출국 금지 조치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인물은 중국계 미국 시민으로 가족을 만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워싱턴포스트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처음 보도한 내용으로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들은 이 직원이 미국 정부 소속이라는 사실을 비자 신청 시 명확히 밝히지 않은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국가안보를 위협한 행위와 관련됐다는 이유로 출국을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하며 강경한 대중 무역전략을 일부 완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고율 관세를 일부 유예하고 있으며 이를 계기로 무역협상 및 기술제재, 희토류 공급, 대만 문제 등에 대한 포괄적인 합의도 모색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달 초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회담 후 “양국 정상 간 회담에 대한 강한 공감대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미국 정부 내부에서는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가 중국 측에 이 직원의 출국 허용을 요구하는 고위급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외교 문제가 아니라 미 기업인과 투자자들의 중국 출장 계획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웰스파고는 무역금융 부문 고위 임원이 중국에 입국한 뒤 출국 금지를 당하자 직원들의 중국 출장을 전면 중단했다.

유라시아그룹의 제러미 찬 중국·동북아 분석관은 “이번 사건은 중국 출장에 대한 미국 기업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연내에 CEO들로 구성된 사절단과 함께 중국을 방문하려는 계획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또 “2023년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계 리스크 자문업체 크롤 소속 고위 임원이 출국을 금지당했다고 보도했고 2019년에는 UBS 자산관리 임원이 약 3개월간 억류된 뒤 귀국했다”고 전했다.

미국 베이징 대사관 대변인은 블룸버그에 “해외 미국 시민의 안전과 보호가 최우선 과제”라며 “중국 당국의 자의적인 출국 금지가 양국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지적하고, 즉각적인 귀국 허용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자국민에게 중국 여행 재고를 권고하고 있으며 그 배경에는 “자의적인 현지법 집행과 출국 금지 조치”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중국 법률상 범죄 혐의를 받거나 국가안보를 위협했다고 판단된 개인은 출국이 금지될 수 있으며 최근 개정된 간첩방지법에 따라 이러한 조치는 더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