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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지방 백화점,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 '탈출'… 美 코치 '틈새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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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지방 백화점,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 '탈출'… 美 코치 '틈새시장' 공략

매장 폐쇄 잇따라… 고객 만족도 유지 '고군분투', 수리 위해 '현' 떠나야 하는 불편
오카야마, 헤르메스 떠난 자리에 페라가모 유치 성공… 미쓰코시는 '원격 구매' 서비스
루이 비통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루이 비통 로고. 사진=로이터
일본 지방 백화점에서 루이비통, 티파니 등 주요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잇따라 매장을 철수하면서, 해당 백화점들이 고객 만족도 유지와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반면, 미국 명품 브랜드 코치(Coach)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틈새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하며 일본 지방 백화점 내 입지를 확대하고 있어 주목된다고 20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지난달 미국 명품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Tiffany)는 미토시 게이세이 백화점 매장을 폐쇄했으며, 앞서 루이비통(Louis Vuitton) 역시 지난해 12월 같은 매장을 철수했다.

이들 매장은 도쿄 수도권 외곽 이바라키현에서 유일하게 직영하는 명품 매장이었다. 명품 매장 철수는 주민들에게 수리 등 불편을 초래하며 "고통스럽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후쿠시마현의 유일한 백화점인 우스이 백화점도 티파니와 루이비통이 차례로 철수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요코에 료지 우스이 백화점 사장은 대기업 유치에 난항을 겪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상업 시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대형 백화점 그룹들도 명품 브랜드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일부 성공 사례도 존재한다. 오카야마 다카시마야 백화점은 에르메스가 떠난 자리에 이탈리아 브랜드 페라가모(Ferragamo)와 토즈(Tod's)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히로시마 미쓰코시 백화점은 도쿄 백화점의 원격 구매 서비스를 홍보하며, 명품 매장 부재에도 불구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다카시마야 역시 오사카 등 도시 상점의 특별 이벤트에 지방 고객을 초대하는 등, 백화점들이 '생존'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들이 지역적 입지를 축소하는 반면, 미국 기업 태피스트리(Tapestry)의 자회사인 코치(Coach)는 이러한 상황을 기회로 삼아 일본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코치는 일본 백화점 내에 약 100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백화점이 단 한 곳만 남아 있는 지방 도시에 위치한다. 일본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적은 시마네현 마쓰에의 이치바타 백화점에 있는 코치 매장은 백화점 폐점일까지 영업을 지속하며 마지막까지 고객들로 붐비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코치 재팬/아시아의 엠마누엘 루엘랑 CEO는 코치가 지역 백화점에서 점유율을 늘리고 있으며, 이는 브랜드에 이점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는 인구 감소로 지방 고객 유치가 어렵지만, 백화점과 대화를 지속하며 매장 위치를 신중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일본의 명품 시장은 올해 7조 8,500억 엔(약 7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꾸준한 성장이 전망된다. 하지만 이러한 전체적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명품 브랜드들의 지방 백화점 철수와 코치의 틈새시장 공략은 일본 명품 시장의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프랑스의 LVMH는 일본에서 실적이 소폭 하락했지만, 일본 시장 자체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강하며, 우스이 백화점처럼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여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결국, 일본 명품 시장은 도심과 지방 간, 그리고 브랜드별 전략에 따라 상이한 성장 경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