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째 한 칸도 못 달린 캘리포니아 고속철도, 5조 원 추가 지원 끊겨

연방철도청(FRA)은 지난 16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 고속철도청 최고경영자인 이언 초우드리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센트럴 밸리 구간 건설을 위한 40억 달러 자금을 회수한다고 통보했다. 드류 필리 연방철도청 행정관 대행은 서한에서 규정 준수 검토 결과 이 사업에 "실행 가능한 경로"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숀 더피 교통부 장관은 연방철도청에 이 사업과 관련된 다른 보조금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더피 장관은 지난 16일 성명에서 "뉴섬 주지사와 공모한 민주당원들이 수년 동안 이런 낭비를 부추겨 왔다"며 "10년 넘게 실패한 뒤 캘리포니아 고속철도청의 잘못된 관리와 무능함이 제때나 예산에 맞춰 열차를 건설할 수 없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캘리포니아의 비참할 정도로 비싼 '아무데도 갈 수 없는 고속열차' 자금 지원에서 공식적으로 여러분을 해방시켰다"고 발표했다. 그는 "우리가 약속한 철도는 여전히 존재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이 사업은 심각하게 비싸고 과도하게 규제됐으며 결코 이행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런 결정에 즉각 반발했다. 뉴섬 주지사는 지난 16일 성명에서 "트럼프는 중국에 미래를 넘겨주고 센트럴 밸리를 포기하려 한다"며 "우리는 그를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캘리포니아는 이 불법 행위에 맞서 싸우기 위해 모든 방법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고 말했다.
초우드리 최고경영자도 자금 지원 약속이 "법적 구속력이 있는 계약"이며 고속철도청이 의무를 다했다고 맞섰다. 그는 이달 초 트럼프 행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연방정부의 평가가 부정확하다며 "연방철도청의 결함 있는 입력이 결함 있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초우드리는 트럼프 행정부에 다음달 초 추가 회의를 열고 결정을 미뤄 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연방정부는 공화당 의원들이 조사를 촉구한 뒤 지난 2월 이 사업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다. 지난 6월 발표한 310페이지 분량의 규정 준수 검토에서 연방정부는 예산 부족과 마감 시간 미준수, 잘못된 예상 승객 수를 언급하며 이 열차 사업에 "실행 가능한 경로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이 고속철도 사업은 당초 2020년까지 완공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수십 년 늦어지면서 예산도 원래 제안한 330억 달러(약 45조 9400억 원)에서 약 1000억 달러(약 139조 2400억 원)을 넘어섰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노선 중 어떤 부분도 완공되지 않았으며, 건설은 지금까지 센트럴 밸리에 한정돼 있다.
고속철도청과 주 의원들은 정부 지원 외에 민간-공공 파트너십을 통해 사업 자금을 확보하려 노력해 왔다. 주정부는 또한 센트럴 밸리에 수천 개 일자리를 만들고 여러 지역 경제 활성화 계획의 중심이 된 이 사업에 해마다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