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이시바 총리가 당장은 총리직을 유지하게 됐지만, 집권 여당의 참패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일본 국채의 매도 압력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통신은 21일 휴장에 이어 22일 거래에 복귀하는 일본 금융시장에서 야당의 감세 요구 등으로 재정 확장 압력이 높아지면서 일본 국채 수익률이 상승(가격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쓰이 스미토모 신탁 자산운용의 이나도메 가쓰토시 수석 전략가는 “선거 결과를 감안할 때 재정지출 확대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계속 퍼지고 있다”면서 “특히 초장기물 중심으로 수익률 곡선 베어 스티프닝(bear steepening)이 나타나면서 국채 가격에 하방 압력이 가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페퍼스톤 그룹의 딜린 우 리서치 전략가는 “재정·경제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 일본 자산의 글로벌 매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은 일본의 대미 무역 협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어 시장 심리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엔화와 채권·주식이 동시에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이시바 총리가 계속 집권 의지를 밝히고는 있지만 투자자들은 그가 정치적으로 얼마나 힘을 유지할지 의문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인 토픽스(TOPIX)는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이후 급락한 뒤 반등했지만 지난해 중반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미국과의 관세 협상 소식에 따라 등락을 보여온 일본 주식시장에서도 매도세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페퍼스톤의 우 전략가는 “정책에 민감한 유틸리티, 건설, 금융 업종을 중심으로 22일 일본 주식시장에서 초기 조정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반면에 방어적인 성격이 강한 헬스케어 업종은 오히려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ATFX 글로벌 마켓의 닉 트와이들 수석 애널리스트는 22일 일본 증시에서 매도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면서 선거 이후 피난처 자산으로서 일시적 강세를 보인 엔화 역시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트와이들은 “일본의 국내 정치와 대외 무역 모두에서 상당한 변동성을 보일 여지가 있다”면서 “정책 불확실성은 일본 주식에 좋지 않고, 여전히 미국발 관세 압박이 존재하는 가운데 새로운 정치 구도가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엔화는 7월 들어 약세를 보이며 지난주에는 달러 대비 3개월 반 만에 최저치인 149.19엔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이날 거래에서는 약 1% 상승하면서 147.52엔으로 도약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