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c D램 수율 70%, TSMC·SK하이닉스와 전면전…‘놓친 기회’ 뒤집을까?”

지난 22일(현지시각) 디지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업계에서는 “삼성의 1c D램이 엔비디아 ‘루빈’(Rubin) 그래픽처리장치(GPU), AMD ‘MI400’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12단 HBM4의 베이스 다이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7월 시제품이 관건”이다.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0나노급 6세대(1c) D램 개발에서 중앙 배선층을 전면 재설계하고 EUV 노광층을 6~7개로 최적화한 결과 웨이퍼 기준 수율이 지난해 30%대에서 최근 50~70% 수준으로 급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는 “초기 양산 단계에서 50% 내외, 6개월 안에 80% 달성”을 관례적 목표치로 본다. 이 1c D램은 삼성이 하반기 양산을 예고한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4’의 베이스 다이로 쓰인다. 삼성은 7월 중 엔비디아 ‘루빈’ GPU와 AMD ‘MI400’ AI 가속기용 12단 HBM4 샘플을 공급해 품질 인증(퀄 테스트)을 받겠다는 계획을 내부 공지한 상태로 알려졌다.
◇ 기술 난제 넘고, 드높아진 수율
삼성은 1c D램 개발 과정에서 설계 조직과 제조·품질 조직 간 갈등을 겪었지만, 외부 전문가 영입과 배선 구조 재설계를 통해 발열과 누설전류 문제를 동시에 낮추는 데 성공했다.
이로 인해 웨이퍼 기준 수율은 지난해 30%대에서 최근 50~70%까지 단숨에 뛰어올랐다. 업계는 “초기 양산 단계에서 50% 내외, 6개월 안에 80%까지 오르는 것이 통상적 목표”로 보고 있다.
삼성은 평택·화성에서 월 3만장 수준으로 생산을 시작해 내년 초 5만장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 ‘엔비디아 놓친 2018년 아쉬움’…HBM 주도권, SK하이닉스로 이동
이런 가운데 지난 22일 노트북체크는 2018년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젠슨 황은 삼성 본사를 방문해 “HBM 공동개발·8나노 이후 파운드리 협업·CUDA 생태계 동반 육성” 등 세 가지 전략적 제안을 제시했으나 삼성은 모두 거절했다는 증언이 반복 확인되고 있다. 삼성 내부에선 이재용 회장 사법 리스크로 장기 투자 결정이 지연된 점이 배경으로 거론된다.
엔비디아는 이후 SK하이닉스와 손잡았고, 하이닉스는 HBM3 시장 점유율 70%를 확보했다. 하이닉스 주가는 최근 5년 새 220%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인 30만 원까지 올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HBM 시장 규모를 467억 달러(약 64조4200억 원)으로 추산하며, 엔비디아 수요가 전체의 73%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 TSMC 독주, 파운드리 격차 뚜렷
엔비디아의 AI GPU ‘블랙웰’ B200은 전량 TSMC 4나노 공정으로 생산된다. TSMC는 올 3분기 매출 7조5970억 대만달러(약 32조1700억원)로 전년 대비 39% 증가해 AI 특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삼성 파운드리는 3나노 수율 문제 탓에 주요 고객이 이탈해 작년 4분기 시장 점유율이 8.1%로 내려앉았다.
◇ 삼성의 재도전, 관건은 ‘퀄 통과’와 대량 수율
업계에서는 “1c D램 기반 HBM4가 엔비디아·AMD 퀄 테스트를 통과하면 삼성의 메모리·파운드리 동시 반등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12단 제품은 적층 난도가 높아 한층 까다로운 발열·전력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지난 5월 삼성 HBM3E가 ‘발열·소비전력’ 문제로 엔비디아 테스트에 미달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삼성은 “사실무근”이라고 즉각 반박했지만, 시장의 신뢰 회복이 최대 과제가 됐다.
◇ 삼성·SK하이닉스 HBM 경쟁 구도
반도체 업계가 주목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경쟁은 수치와 현황으로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10나노급 6세대(1c) D램을 바탕으로 한 HBM4 샘플을 준비해 엔비디아와 AMD 등 글로벌 고객사 대상 품질 인증 절차에 들어갔다. 특히 지난달 말 기준 1c D램 수율이 50~70%에 도달하며 생산성 면에서 의미 있는 개선을 이뤘다는 평가다. 삼성은 올해 하반기 평택·화성 공장에서 월 3만장 규모로 1c D램 양산을 시작하고, 내년 초에는 월 5만장까지 생산량을 늘릴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업계에서 HBM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이 회사는 올해 3월 1b D램 기반 12단 HBM4 샘플을 엔비디아에 공급했고, 곧바로 품질 인증을 받아 양산에 들어갔다. 최근 5년 사이 SK하이닉스 주가는 220% 급등해 사상 최고치인 30만원 선에 안착했다.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2025년 HBM 시장 비중은 SK하이닉스가 70% 이상, 삼성전자가 25% 안팎을 웃돌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5년간 주가 상승률은 KOSPI 평균에 가까운 15%에 머물렀다.
TSMC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량을 받아 4나노 공정에서 생산하는 독점 체제를 공고히 했다. 반면 삼성 파운드리는 3나노 공정 수율 부진 등으로 지난해 4분기 시장 점유율이 8.1%로 낮아졌다.
업계에서는 “1c D램 기반 HBM4 제품이 삼성에 반등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다만 엔비디아와 AMD의 까다로운 품질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만 재도약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렇듯 수율, 시장 점유율, 주가 등 주요 지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주소와 향후 승부처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부터 1c D램 HBM4 대량 양산과 고객사 인증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HBM4는 내년 하반기부터 HBM3E를 대체해 주력 메모리가 될 것”이라며 “수율과 신뢰성이 최종 승부처”라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의 HBM4 생산 능력이 2026년 본격 매출로 이어질 경우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반도체 장비업체 관계자는 “삼성이 1c D램 양산을 P4(평택)·화성 라인에 집중 배치해 월 3만장 규모로 시작한 뒤 내년 초 5만장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EUV 노광 공정 자동화를 통해 단가를 20% 줄인 것이 포인트”라고 전했다.
업계 전반에서는 “2018년 엔비디아 제안 거절로 벌어진 격차를 1c D램·HBM4로 극복할 수 있을지가 향후 2년 반도체 패권의 관전 포인트”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HBM4 대량 양산과 고객사 인증 결과가 나올 ‘올해 하반기’가 삼성 반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