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랠리 이후 일시적 차익실현 성격...레버리지 청산과 ETF 승인 불확실성에 자금 이탈

암호화폐 전문매체 더블록(The Block)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이날 아시아 시장 후반 한때 3509달러까지 떨어지며 전일 대비 4% 넘게 급락했다. 리플의 엑스알피(XRP)는 한때 지지선인 3달러를 내주며 2.9686달러까지 떨어져 전일 대비 12% 넘게 폭락했다. 솔라나도 9% 이상 급락했다.
반면, 비트코인은 보합권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며 11만7000달러 이상에서 비교적 탄탄한 지지력을 유지했다.
더블록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이 명확한 촉발 요인 없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프레스토 리서치(Presto Research)의 민 정 연구원은 더블록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하락은 숨 고르기 또는 차익실현의 성격이 강하다”면서 “이더리움과 도지코인이 최근 일주일 기준 각각 7%, 12%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자연스러운 조정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크로노스 리서치(Kronos Research)의 빈센트 리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레버리지를 과도하게 사용한 매수(롱) 포지션이 알트코인 전반에 걸쳐 청산되면서 유동성이 얇아진 것이 이번 하락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코인글래스(Coinglass) 데이터에 따르면, 하루 동안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서 약 8억3700만 달러(약 1조1400억 원)에 달하는 포지션이 청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이더리움은 총 1억6800만 달러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고, 이 중 롱 포지션이 1억4240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시장의 낙관적 베팅이 크게 손실을 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XRP의 롱 포지션 역시 9270만 달러 규모가 청산되며 큰 타격을 입었다.
비트코인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7350만 달러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고 이 중 5740만 달러는 롱 포지션 청산으로 나타났다.
암호화폐 청산은 트레이더가 유지 증거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손실이 지나치게 커질 경우 자동으로 포지션이 강제 종료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다만 코인글래스가 수집하는 데이터는 공개된 정보에 기반한 것으로, API 한계 및 보고 누락 등으로 실제 시장 내 청산 규모는 이보다 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LVRG 리서치의 닉 럭 디렉터는 “알트코인에 대한 소매 투자자들의 관심이 약화되면서 매도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트레이더들은 지정학적 긴장, 기관 투자자들의 ETF 자금 유입, 기술적 지지선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레스토 리서치의 민 정 연구원도 “전반적인 거시경제 흐름은 여전히 건재하다”면서 “기업 자산운용 부문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수요가 견고하게 이어지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주요 기술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각종 거시 지표에서 나올 시그널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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