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미지 실추, 공화당이 경제·통화·이민 등 주요 이슈서 더 높은 신뢰

미국 민주당에 대한 미국 국민의 이미지가 3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25일(현지시각) 발표한 자체 여론조사에 따르면 등록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63%가 민주당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긍정 응답은 33%에 그쳤다. 이는 지난 1990년 WSJ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이번 조사 결과 유권자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경제, 물가, 관세, 외교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같은 이슈를 해결할 능력이 있는 정당으로는 공화당에 더 높은 신뢰를 보냈다.
인플레이션 대응에 있어 트럼프의 정책을 반대하는 응답이 찬성보다 11%포인트 많았지만 국회에서 이를 해결할 정당으로는 공화당이 민주당보다 10%포인트 더 높은 신뢰를 얻었다.
관세 정책도 트럼프에 대한 반대가 17%포인트 더 많았음에도 공화당의 대응력에 대한 신뢰는 민주당보다 7%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이민 문제에서도 공화당은 일반 이민 관련 정책에서 17%포인트, 불법 이민 대응에서는 무려 24%포인트 더 높은 신뢰를 받았다.
◇보건·백신 정책만 민주당이 우세…자금력 격차와 기반 약화도 부각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이 공화당보다 앞선 유일한 정책 분야는 의료보건과 백신 정책이었다.
조사에 참여한 민주당 여론조사 전문가 존 안잘론은 “민주당의 브랜드 이미지가 너무 손상돼 트럼프나 공화당을 비판할 신뢰도조차 떨어졌다”며 “서민층 유권자와의 유대 회복과 경제 메시지 재정립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또 공화당 전국위원회(RNC)가 8000만달러(약 1172억원) 이상을 보유 중인 반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1500만달러(약 220억원) 수준에 그쳐 재정 격차도 커진 상황이다.
◇정당 지지율 역전…공화당이 구조적 우세로 전환
WSJ에 따르면 2017년까지만 해도 민주당 지지자가 공화당보다 6%포인트 많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공화당 지지자가 1%포인트 앞섰다. 이는 미국 내 정당 지지 기반이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구조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이번 여론조사는 단순히 트럼프를 공격하는 전략만으로는 민주당이 의회를 탈환하기 어려움을 시사한다고 WSJ는 분석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여름 국회 휴회 기간 동안 전국 각지에서 타운홀 미팅을 열어 유권자와의 직접 접촉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봄 타운홀에서 반트럼프 정서가 강하게 표출됐던 만큼 이번 전략이 내년 중간선거의 주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