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분자 길들이기로 에너지 혁명 예고…"100억 달러 시장의 판도 바꿀 게임체인저"

◇ 황산염 '물 접착제' 효과로 배터리 성능 혁신
KAUST 재생에너지 및 저장기술 우수센터(CREST) 후삼 알샤리프 교수 연구팀은 수계 배터리의 짧은 수명 원인을 '자유수' 분자로 밝혀내고, 황산아연 등 저렴한 황산염을 넣어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자유수는 다른 분자와 강하게 결합하지 않은 물 분자로, 양극에서 에너지를 소비하고 배터리를 손상시키는 기생 반응을 일으킨다. 황산염은 '물 접착제' 역할을 해 자유수의 결합을 안정화시키고 기생 반응 수를 크게 줄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 실험을 수행한 윤페이 주 KAUST 연구과학자는 "황산염은 저렴하고 널리 이용 가능하며 화학상 안정해 우리 해결책을 과학이나 경제 면에서 실행 가능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 2030년 100억 달러 시장 겨냥한 차세대 배터리 기술
연구팀의 초기 조사 결과 황산염은 아연뿐만 아니라 다른 금속 양극에도 같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황산염을 넣은 배터리 설계가 모든 수계 배터리 수명 연장을 위한 보편적 해결책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수계 배터리는 전기자동차에 주로 사용되는 리튬 배터리와 달리 태양광 발전 등 재생가능 에너지원을 전력망에 통합하기 위한 보다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대규모 에너지 저장용 지속가능한 해결책으로 전 세계에서 주목받으며 2030년까지 시장 규모가 100억 달러(약 13조 8400억 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구는 간단하고 비용 효율적인 접근법으로 배터리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점에서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에는 오마르 모하메드, 오마르 바크르, 시시앙 장, 마니 사라시 KAUST 교수들도 참여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