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AI 기업들, '독자 생태계' 구축 위해 동맹 맺는다…美 규제 속 '기술 자립' 총력

중국의 인공지능(AI) 기업들이 미국의 첨단 엔비디아 칩셋 수출 제한에 대처하고 외국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국내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두 개의 새로운 산업 제휴를 발표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상하이에서 28일에 막을 내린 '세계 인공지능 컨퍼런스(WAIC)'에 맞춰 이루어졌다고 28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화웨이(Huawei)가 엔비디아의 가장 진보된 제품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는 AI 칩을 선보였으며, 다양한 디지털 AI 안경과 같은 소비자 친화적인 제품도 공개했다.

첫 번째 제휴인 '모델-칩 생태계 혁신 연합'은 중국의 대규모 언어 모델(LLM) 개발자와 AI 칩 제조업체를 한자리에 모았다. 참여 칩 제조업체 중 하나인 엔플레임(Enflame)의 자오리동(Zhao Lidong) CEO는 "이것은 칩에서 모델, 인프라에 이르기까지 완전한 기술 체인을 연결하는 혁신적인 생태계"라고 강조했다.

이 동맹에는 화웨이, 비렌(Biren), 무어 스레즈(Moore Threads) 등 미국의 제재로 타격을 입은 그래픽 처리 장치(GPU) 제조업체들도 포함되어 있으며, LLM 개발사인 스텝펀(StepFun)이 발표했다.
두 번째 동맹인 '상하이 상공회의소 AI 위원회'는 "AI 기술과 산업 변혁의 심층 통합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여기에는 센스타임(SenseTime), 스텝펀, 미니맥스(MiniMax)와 같은 LLM 개발사와 메타엑스(Metax), 일루바타 코어엑스(Iluvatar CoreX)와 같은 칩 제조업체가 참여한다.

미국 리서치 회사 세미애널리시스(SemiAnalysis)에 따르면, 컨퍼런스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제품 중 하나는 화웨이의 '클라우드매트릭스 384'로, 최신 910C 칩 384개를 통합하여 일부 지표에서 엔비디아의 GB200 NVL72를 능가한다. 세미애널리시스는 화웨이의 시스템 설계 능력이 더 많은 칩과 시스템 수준의 혁신을 사용하여 약한 개별 칩 성능을 보완할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최소 6개 이상의 다른 중국 컴퓨팅 회사들도 유사한 '클러스터링' 칩 기술을 선보였으며, 메타엑스는 수냉식 데이터센터 요구 사항을 지원하도록 설계된 128개의 C550 칩을 갖춘 AI 슈퍼노드를 시연했다.

다른 행사로는 텐센트(Tencent)가 오픈소스 '훈위안3D 월드 모델 1.0(Hunyuan3D World Model 1.0)'을 공개하여 텍스트 또는 이미지 프롬프트를 통해 대화형 3D 환경 생성을 가능하게 했으며, 바이두(Baidu)는 기업이 가상 라이브 스트리머를 만들 수 있도록 10분 샘플 영상만으로 사람의 목소리, 어조, 신체 언어를 복제하는 '복제 기술'이 특징인 차세대 '디지털 휴먼' 기술을 발표했다.

알리바바(Alibaba)는 AI 안경을 발표했는데, '쿼크(Quark) AI 안경'은 Qwen AI 모델로 구동되며, 2025년 말까지 중국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이 안경은 사용자가 거대 기술 기업의 지도 서비스에 접근하고, 음성 명령으로 QR 코드를 스캔하여 알리페이(Alipay)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움직임들은 미국의 기술 제재 속에서도 중국이 AI 분야에서 '기술 자립'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AI 기업들은 자체적인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며 글로벌 AI 경쟁에서 입지를 다지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