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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18.2% 역대 최고…한국 기업들 ‘8월 대재앙’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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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18.2% 역대 최고…한국 기업들 ‘8월 대재앙’ 막아야

EU·일본 15% 특혜받는데 한국은 아직 협상 중…미국도 가구당 330만 원 손실
미국이 한국의 관세 협상 제안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추가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이 한국의 관세 협상 제안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추가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본격 시행되면서 세계 공급망에 충격파가 퍼지고 있다. 가디언과 BBC뉴스·CNN 등 주요 외신이 29일(현지 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집권 이후 미국의 평균 실효 관세율이 18.2%까지 치솟아 거의 10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예일대학교 예산연구소는 최근 분석에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해외에서 생산하는 모든 상품에 대한 미국의 평균 실효 관세율이 18.2%로 치솟았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가구당 평균 연간 2400달러(약 330만 원)의 소득 손실에 해당한다고 연구소는 내다봤다.

◇ 관세 폭탄 본격 시작…공급망 전체에 비용 넘겨


트럼프 행정부는 8월 1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협정 미체결 60개국을 대상으로 10~50% 기준 관세를 쓴다고 BBC뉴스가 최근 보도했다. 현재 미국은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에 50% 관세를 매기고 있으며, 8월 1일부터는 구리 수입에도 50% 관세를 쓸 예정이다.

자동차와 관련 부품에는 25% 관세가 매겨지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8일 의약품 수입에 20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위협했다고 BBC는 전했다.

관세는 일반적으로 수입업체가 국경에서 지불하며, 공급망의 모든 단계에 있는 회사들이 이 비용을 가능한 한 넘기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경제학자들은 궁극적으로 소비자가 이러한 가격 상승의 부담을 떠안게 될 것으로 내다본다고 전했다.

◇ 국가별 차등 관세…한국은 협상 공백

트럼프 행정부는 주요 무역 파트너들과 개별 협정을 맺어 차등 관세를 쓰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자동차를 포함한 유럽 상품에 15%의 관세를 매기기로 8월 1일 마감일을 며칠 앞두고 미국과 합의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일본도 15% 관세에 합의했으며, 영국은 10%로 지금까지 미국과 협상한 나라 중 가장 낮은 관세율을 기록했다. 영국은 연간 미국으로 수출하는 자동차 10만 대에 10% 세율이 쓰이며, 할당량을 넘은 차량에는 표준 25% 자동차 관세가 매겨진다.

반면 한국을 포함해 브라질·캐나다 등 별도 협정이 없는 나라들은 더 높은 관세에 맞닥뜨릴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7일 14개국이 별도 무역협정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8월 1일부터 상당히 높은 관세에 맞닥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BBC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인도에도 최대 25% 관세를 매기겠다고 위협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그는 "인도는 25%를 지불할 것"이라면서 "인도는 내 친구"라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작년 미국은 인도로부터 870억 달러(약 120조8400억 원)어치의 상품을 수입했다. 주요 품목에는 의약품, 스마트폰 등 통신장비, 의류가 포함됐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관세 때문에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고 BBC가 보도했다. 두 기구 모두 미국 경제가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본다고 전했다.

분석가들은 기업들이 더 높은 비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넘김에 따라 관세가 이미 미국 전체 물가상승률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6월까지 1년 동안 미국 물가는 의류·커피·장난감·가전제품 등의 품목 가격 상승을 반영해 전월 2.4%에서 2.7%로 올랐다고 BBC가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