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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165억 달러 칩 계약, 삼성이 불붙인 반도체 빅뱅’…파운드리 시장 40% 성장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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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165억 달러 칩 계약, 삼성이 불붙인 반도체 빅뱅’…파운드리 시장 40% 성장 신호탄

세계가 주목할 ‘AI6 혁명’…삼성, TSMC 시대 뒤흔들까?
삼성전자와 테슬라의 파운드리 동맹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양사의 로고. 사진=각사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와 테슬라의 파운드리 동맹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양사의 로고. 사진=각사
최근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Tesla)가 삼성전자와 165억 달러(229,000억원) 규모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장기 공급 계약을 맺은 것으로 주요 외신과 증권업계가 잇달아 보도했다.

이번 계약이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의 실적 반등을 이끌 뿐만 아니라,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대만 TSMC 중심의 구도를 바꿀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사실은 최근 번스타인(Bernstein)이 투자자 보고서를 통해 밝힌 사실과 CNBC, 인베스팅닷컴 등 경제매체가 잇따라 보도하고 있다.

삼성은 이번 계약을 통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있는 최신 반도체 공장에서 테슬라의 차세대 AI(AI6)을 여러 해 동안 단독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이 칩은 테슬라의 자율주행차뿐 아니라 로봇, 인공지능 서버 등 다양한 미래 사업에 쓰일 수 있다.
번스타인은 테슬라와의 165억 달러 계약은 삼성 파운드리의 연간 매출을 최대 25억 달러(34,700억 원)까지 올려줄 수 있다"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계약의 전체 기간(수명) 매출은 약 80억 달러(111,100억 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테슬라가 밝힌 165억 달러에 비해 낮은 수치이지만, 일론 머스크(Elon Musk)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앞으로 AI 기반 로봇이나 기타 장치에도 칩 적용이 확대되면 더 큰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만큼 추가 성장 여력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거래가 단일 공급계약을 넘어 삼성 파운드리 매출을 30~40% 늘려줄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번스타인은 특히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능력이 아직 충분히 활용되지 않고 있다는 점, 그리고 삼성의 대형 신규 투자가 예상된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 삼성 세계 반도체 패권 경쟁서 ‘TSMC 대안으로 부각

최근 수년간 인텔(Intel)은 신규 공장 건설 부진, 경쟁사 유치도 뒤처져 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번스타인은 세계는 TSMC가 아닌 다른 확실한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을 필요로 한다. 이 자리에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곳이 인텔이 아니라 바로 삼성"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의 경우, 1위 기업인 TSMC와 비슷한 생산기술과 구조, 그리고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바탕으로 확보한 안정적인 자금 흐름 덕분에 꾸준히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번스타인은 "삼성은 TSMC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도 인텔과 달리 메모리에서 버는 돈을 바탕으로 몇 년 이어지는 대규모 투자와 생산량 확대를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공급망 변화 신호…삼성 파운드리 주가·평가 동반 상승

테슬라와의 대형 계약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1년 만에 최고치까지 치솟는 등 시장 반응이 뜨겁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미국, 대만, 한국 3국을 중심으로 구축돼 온 세계 반도체 위탁생산 경쟁 구도에서 삼성의 역할을 새로 규정하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시장조사업체들은 “TSMC가 전체 시장에서 60~70%의 점유율로 압도하고, 삼성은 8% 내외에 머무르고 있었지만, 이번 계약을 기점으로 삼성이 새 성장의 계단을 밟을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한편, 번스타인은 이 계약이 웨이퍼 제조장비 시장(Wafer Fab Equipment)을 단번에 크게 키우진 못하겠지만, 이 분야 성장의 신호임에는 틀림없다고 봤다. 반면 TSMC에는 현재 테슬라의 매출 영향이 매우 적다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