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암호화폐 초강대국 로드맵, 트럼프 행정부의 디지털 자산 혁명
3대 법안 동시 통과로 비트코인 12만 달러 돌파...세계 '코인 수도' 미국 탄생
3대 법안 동시 통과로 비트코인 12만 달러 돌파...세계 '코인 수도' 미국 탄생

미국 하원은 지난달 17일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인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찬성 308표 대 반대 122표로 가결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이 법안에 서명해 미국 최초의 연방 차원 암호화폐 법률이 태어났다. 동시에 디지털 자산을 증권거래위원회 관할 '증권형'과 상품선물거래위원회 관할 '상품형'으로 나누는 '클래리티법'(찬성 294표 대 반대 134표)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발행을 막는 '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감시국가법'(찬성 219표 대 반대 210표)도 하원을 통과했다.
◇ 스테이블코인 제도권 들어가며 달러 패권 더욱 튼튼히
지니어스법의 핵심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미국 금융 인프라의 중심축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 법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미국 달러나 저위험 자산과 1대1로 연결해야 하며, 시가총액 500억 달러(약 69조 원) 이상 발행사는 해마다 회계감사를 의무로 받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지니어스법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엄청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명확하고 단순한 규제 체계를 만든 것"이라며 "어쩌면 이는 인터넷이 태어난 뒤 금융 기술 분야에서 일어난 가장 위대한 혁명일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했던 '집행에 의한 규제' 정신과는 정반대 방향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연방 은행 규제 당국의 힘을 써서 은행이 암호화폐 관련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제한해 디지털 자산 산업을 옥죄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스테이블코인을 미국 달러 시스템의 힘을 배로 늘리는 수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2440억 달러(약 339조 원) 규모로, 2017~2024년 해마다 평균 10배씩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법안 통과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전 세계 디지털 결제에서 주도권을 잡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을 뒷받침하는 미국 국채 수요가 급증해 정부 차입 비용을 낮추고 국가를 재정 지속가능성으로 이끄는 동시에 세계 기축통화로서 미국 달러의 지위를 더욱 튼튼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 대형 은행들의 암호화폐 시장 나서기 본격화
미국 통화감독청은 지난 3월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은행 등 주요 은행의 암호화폐 보관 서비스를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로드니 후드 통화감독청 청장 대행은 "은행이 암호화폐 관련 활동을 하는 데 따르는 부담을 줄이고 일관되게 규제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와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15일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뛰어들 것이라고 밝혔으며, 미국 내 대형 은행들은 공동 스테이블코인 네트워크 출시를 함께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준비제도, 연방예금보험공사, 통화감독청은 지난달 14일 공동 성명을 통해 은행의 암호화폐 보관 서비스 지침을 발표하며 "바이든 정부의 암호화폐 기업 압박 정책을 다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는 "미국에서 금융 규제와 관련한 주요 법안이 통과한 것은 15년 전 2008년 금융위기 때가 마지막"이라며 "지니어스법은 미국이 스테이블코인이라는 혁신 금융 기술의 리더로 나아갈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으로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 시장 운영 방식을 뿌리부터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 실물 자산이 블록체인에 표시되는 토큰화는 광범위한 금융 서비스에 효율성을 가져오고 자본 형성을 도울 수 있다. 디지털 자산의 번창하는 시장은 또한 사업체 만들기를 북돋우고 전국의 미국인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번 암호화폐 3법 통과로 비트코인은 12만 달러(약 1억6000만 원)을 돌파했고,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사상 처음으로 4조 달러(약 5558조 원)를 넘어섰다. 이는 한국 코스피 시장의 약 2.5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워싱턴포스트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고위직 5명 중 1명이 암호화폐를 갖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5100만 달러(약 708억 원) 규모의 암호화폐 자산을 갖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