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는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사태 당시 신속한 코로나 백신 개발과 공급을 위한 ‘워프 스피드(warp speed) 작전’ 수준의 빠른 속도로 공급망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1일(이하 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자문역인 피터 나바로와 국가안보회의(NSC) 공급망 전략담당관 데이비드 코플리는 지난달 24일 희토류 업체 및 애플·마이크로소프트·코닝 등 대형 기술기업 관계자 10여 명과 회동을 하고 이 같은 방안을 설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 코로나식 속도 강조…“트럼프식 워프 스피드로 움직일 것”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미 국방부가 희토류 업체 MP 머티리얼스에 수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와 함께 보장한 희토류 최저가격제도가 “일회성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향후 다른 업체에도 동일한 혜택이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바로는 로이터에 “우리는 효율성을 유지하면서도 가능한 한 빠르게 움직이는 ‘트럼프 타임’ 방식으로 갈 것”이라며 “희토류뿐 아니라 광산에서부터 최종 소비제품에 이르기까지 전체 공급망을 재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희토류는 전자제품과 무기 제조에 핵심적으로 사용되는 17종의 희귀 금속군으로 전기를 운동으로 바꾸는 영구자석 생산에 필수적인 자원이다. 미국 기업들은 중국의 과점 구조와 불확실한 시장 환경 때문에 신규 광산 개발 투자가 어렵다고 호소해왔다.
◇ 기술기업들 참여…정부 투자·세제 혜택도 안내
이날 비공개 회의에는 MP 머티리얼스를 비롯한 희토류 채굴·정제 업체뿐 아니라 애플·마이크로소프트·코닝 같은 대기업도 참석했다. 이들 기업은 스마트폰·반도체·통신장비 등의 핵심 부품 생산에 희토류를 다량 사용하는 대표적인 수요처다.
나바로와 코플리는 회의 참석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4일 서명한 세제·지출 법안에 포함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희토류 분야 세계 1위 생산국인 중국은 지난 3월 미국과의 무역 분쟁 와중에 수출을 전면 중단한 바 있으며, 지난달 말 일부 해빙(解氷) 조짐을 보이긴 했지만 양국 간 긴장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