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만 5,500만 달러… 슈퍼 PAC·America PAC에 쏟아진 ‘머스크 파워’ 자금”

머스크는 지난 6월 27일, 상원 리더십 기금(Senate Leadership Fund)과 의회 리더십 기금(Congressional Leadership Fund) 등 미국 상하원 공화당을 지원하는 슈퍼 정치자금 단체에 각각 500만 달러씩 전달했다. 올해 상반기 이 두 단체에서 머스크가 최대 개인 후원자였다고 선거자금 보고서가 밝히고 있다. 이는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대통령의 백악관 고문직을 내려놓은 지 한 달 만에 이뤄진 일이다. 머스크의 거액 자금 지원은 트럼프와의 결별, 그리고 이어진 신당 창당 가능성 언급 속에서도 그의 정치적 영향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머스크는 이와 별도로 자신의 정치 단체인 America PAC에도 4,530만 달러(약 632억 원)을 직접 넣었다. 이 가운데 1,790만 달러(약 250억 원)은 현금, 2,740만 달러(약 382억 원)은 현물로 기부됐다. America PAC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선거 운동, 현장 활동, 디지털 광고, 우편, 유권자 대상 전화 등에 4,730만 달러(약 660억 원)을 썼다. 특히 위스콘신주 대법원 선거와 플로리다 하원 보궐선거 등 주요 지역 선거에만 1,550만 달러(약 216억 원)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머스크의 정치 후원 금액 전체는 아직까지 정확히 집계되지 않고 있다. 슈퍼 PAC 외에도 정치에 관여하는 여러 단체가 있는데, 이들은 법적으로 기부자 공개 의무가 없어 머스크의 실제 영향력은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 금융계와 정치권에서 나온다.
머스크는 트럼프 백악관에서 약 5개월간 정부효율 정책 홍보 역할을 했다. 그러나 그는 임기 마지막 날부터 트럼프와 삐걱대는 처지가 됐으며, 법인세·지출 정책을 자주 비판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 등 개인적 문제까지 공개적으로 언급해왔다.
올해 머스크의 정치자금 흐름은 트럼프 캠프와의 갈등, 신당 논의 등 예상을 뛰어넘는 행보와 맞물려 업계와 정치계에 파장을 주고 있다. 정치권과 금융업계에서는 머스크와 같은 거대 자산가의 선거 자금이 미국 선거판의 주요 변수로 자리하고 있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