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분 내 발사·미사일 방어망 무력화…북한 ‘핵 선제사용’ 선언, 트럼프 2기 최대 안보 도전

북한이 개발한 화성-18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한반도 군사균형을 근본부터 변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국방전문매체 내셔널인트레스트(TNI)는 6일(현지시각) 브랜든 와이커트 수석 국가안보 편집자가 작성한 분석기사를 통해 이같이 평가했다.
와이커트 편집자는 "화성-18은 근본적으로 한반도의 힘의 균형을 북한에게 유리하게 뒤엎는다"면서 "역사적으로 한국과 미군이 재래식 우위를 점했지만, 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북한에 동맹국의 선제 행동을 억제하는 생존 가능한 핵 억지력을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 고체연료 기술로 발사 준비시간 획기적 단축
화성-18의 가장 큰 특징은 고체연료 추진 기술의 도입이다. 내셔널인트레스트는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이전 모델과 달리 화성-18은 사전에 장전된 추진제를 사용해 긴 연료 공급 과정이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발사 준비시간이 기존 수 시간에서 수 분으로 단축됐으며, 선제공격을 훨씬 어렵게 만들었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높은 각도 궤도 시험에서 화성-18은 1시간 이상의 비행시간으로 6000km를 넘는 고도를 달성해 신뢰성과 탑재 능력을 입증했다. 특히 이 미사일은 잠재적으로 여러 개의 독립 표적 가능한 재진입 차량과 미끼를 탑재할 수 있어 미사일 방어를 복잡하게 만든다고 내셔널인트레스트는 지적했다. 북한이 2013년까지 핵무기 소형화를 달성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능력은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평가다.
이 매체는 화성-18이 러시아의 토폴-M 미사일과 같은 설계에서 분명히 영감을 받았지만, 해외에서 복사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 자국에서 개발되었다는 증거가 있다고 전했다. 이 미사일의 특징은 화성-17과 같은 액체 연료 시스템을 능가하는 북한의 현재까지 가장 진보된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선제 핵사용 명문화로 한반도 전략환경 변화
북한은 2022년 핵전력정책법을 통해 정권 보호를 위한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핵무기 사용을 공식화했다. 와이커트 편집자는 "북한의 핵 전쟁 교리는 지도부, 지휘 구조 또는 국가 주권이 위협받는 것으로 인식될 경우 핵 공격을 승인한다"며 "이러한 공격적인 입장은 선제사용 금지 약속을 단호히 거부하여 우세한 동맹군을 무력화하기 위해 재래식에서 핵전으로 조기에 확대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체제하에서 북한의 핵 교리는 화성-18과 같은 무기를 활용한 확실한 보복과 선점으로 전환됐다. 지난해 헌법 개정에서는 원자력 개발을 핵심 국가정책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화성-18의 기동성과 빠른 발사 기능은 동맹국의 정보 우위를 약화시켜 참수 전략을 복잡하게 만들고 전략 계산을 상호 취약성으로 전환시켰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미국의 경우 본토가 직접 위험에 노출됐으며, 북한이 위기 상황에서 미국 도시를 인질로 잡을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이 분석기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동안 시작했던 북한 통치자 김정은과의 역사적인 외교를 재개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직면한 유일한 문제는 지정학적 상황이 그의 첫 임기 때와 많이 다르다는 점이며, 북한이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병참 허브 역할을 하고 있고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능력이 첫 임기 때보다 훨씬 발전했기 때문에 협상할 동기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