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DC 2년간 140% 폭증...전통 금융권 "우리도 끼워달라"

이 같은 성장세는 트럼프 행정부가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와 적극적 지원 정책을 펼치면서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백악관 아이젠하워 행정동 인디언 조약실에서 코인베이스 글로벌, 크라켄, 리플랩스 등 주요 암호화폐 기업 임원들과 회동을 갖고 160페이지 분량의 암호화폐 로드맵을 발표했다고 배런스는 보도했다.
◇ 바이든 정부 강경책에서 트럼프 정부 전폭 지원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전환은 바이든 정부 시절과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백악관 행사에 참석한 한 암호화폐 기업 임원은 배런스에 "12개월 전만 해도 같은 사람들이 규제 당국을 두려워했는데, 지금은 행정부가 하는 일을 축하하는 모습을 보니 꽤 놀라운 기분"이라며 "우리가 이기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출범 초기 몇 주 동안 코인베이스, 크라켄, 로빈후드 등을 상대로 한 증권법 위반 사건과 수사를 중단했다고 배런스는 전했다. 특히 SEC는 지난 5월 리플을 상대로 이미 법정에서 승소한 미등록 증권 판매 건에 대해 금지명령 철회와 벌금 감액을 시도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당했다.
올해 4월에는 은행 규제당국이 바이든 정부 하에서 발표한 지침을 철회했다. 이 지침은 사실상 은행들이 암호화폐 관련 사업에 착수하기 전 허가를 받도록 요구했다. 대신 은행들이 디지털 자산기업들과 더 많은 거래를 하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배런스는 보도했다.
◇ 주요 은행들 스테이블코인 사업 진출 검토
은행들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모이니핸과 씨티그룹 CEO 제인 프레이저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달러에 고정된 암호화폐인 '스테이블코인' 출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고 배런스는 전했다. 과거 비트코인을 '폰지 사기'라고 불렀던 JP모간체이스 CEO 제이미 다이먼도 자신의 은행이 '플레이어'가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가격도 트럼프 당선 이후 급등했다. 최대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71% 상승한 11만6600달러(약 1억6100만 원)를 기록했고, 두 번째 암호화폐인 이더리움은 56% 올랐다고 배런스는 보도했다. 거래 플랫폼인 코인베이스는 50% 상승한 294달러(약 40만6000원)를 기록했고, 로빈후드 마켓츠는 3배 이상 뛴 101달러(약 13만9000원)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스테이블코인을 규제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은 스테이블코인이 국채, 은행 예금, 머니마켓 뮤추얼펀드 등 안전 자산으로 뒷받침되도록 요구한다고 배런스는 전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바이든 정부에서 SEC 위원장 게리 겐슬러의 비서실장을 지낸 아만다 피셔는 배런스에 "지난 2023년 서클의 USDC 가치가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으로 달러당 88센트까지 떨어진 사례처럼, 스테이블코인의 결제 광범위 사용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듀크대 금융경제센터 리 라이너스 연구원은 "모든 가드레일이 한 번에 제거되고 있다"며 "또 다른 하락장이 올 것이고, 그때 고통은 극심할 것"이라고 배런스에 경고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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