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객, 생산지 '방글라데시·베트남' 등 제안…인도 "50% 관세, 사업에 치명적"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 타격… 일부 업체, 에티오피아·네팔로 생산 기지 이전 모색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 타격… 일부 업체, 에티오피아·네팔로 생산 기지 이전 모색

갭(Gap)과 콜스(Kohl's)를 고객으로 둔 의류 제조업체 펄 글로벌(Pearl Global)은 관세 부담을 공유하거나 인도 외 다른 국가로 생산지를 옮겨달라는 미국 고객들의 '자정 공황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
펄 글로벌은 미국 고객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인도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가파른 관세를 우회하고자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베트남, 과테말라에 있는 17개 공장으로 생산을 이전하겠다고 제안했다.
펄 글로벌의 팔랩 바네르지(Pallab Banerjee) 전무이사는 "모든 고객이 이미 나에게 전화를 걸고 있다. 그들은 우리가 인도에서 다른 나라로 이동하는 것을 원한다"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펄 글로벌은 사업의 약 절반을 미국에서 얻고 있다.
그러나 뉴델리와 워싱턴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인도는 이제 방글라데시와 베트남(20%), 중국(30%)보다 높은 25% 관세와 러시아 석유 구매에 대한 추가 25% 벌금이라는 총 50%의 관세에 직면해 있다.
인도의 의류 부문은 이미 노동력 부족과 제한된 생산 능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며, 이번 관세는 이러한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수출업체들이 생산을 인도 외부로 이전할 것이라는 전망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 추진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다.
일부 수출업체들은 미국 고객으로부터 주문을 보류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리차코 엑스포트(RichaCo Exports)의 디네시 라헤자(Dinesh Raheja) 총지배인은 "우리는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 제조 기지를 설립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업계는 침체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티루푸르(Tirupur) 수출업자 협회에 따르면, 허브의 일부 공장들은 고객으로부터 주문 보류 요청을 받았고, 일부는 50% 관세가 부과되기 전에 가능한 한 많은 상품을 배송할 계획이다.
티루푸르의 일부 의류는 미국 고객에게 1달러 정도의 비용이 드는 반면, 여성용 또는 남성용 티셔츠는 3.5~5달러 사이로 다양하며, 곧 50%의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