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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수소차 시장, 상반기 27% 급감…'전기차 독주' 속 구조 전환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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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수소차 시장, 상반기 27% 급감…'전기차 독주' 속 구조 전환 가속

올 상반기 4102대 판매 그쳐…2022년 정점 찍고 2년 넘게 '뒷걸음질'
최대 시장 중국마저 성장세 꺾여…일본·미국은 '수요 증발' 수준
토요타의 수소차 미라이. 사진=토요타이미지 확대보기
토요타의 수소차 미라이. 사진=토요타
올해 상반기 세계 수소연료전지차(FCEV) 판매량이 큰 폭으로 떨어지며 관련 시장이 구조 전환기에 들어섰다고 하이드로젠 인사이트가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6월까지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수소차가 모두 410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2%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부진을 놓고 전기차 중심의 시장 재편, 정책 우선순위 변화, 충전 기반시설 부족, 비싼 차량 가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수소차 시장은 이미 2년 넘게 뒷걸음질 치고 있다. 2022년 2만704대로 정점을 찍은 뒤, 2023년 1만6413대, 2024년 1만2866대로 계속 줄었다. 올해 1분기에도 2119대 판매에 그쳐 지난해보다 11.2% 줄었고, 이런 하락 흐름이 상반기 내내 이어졌다.

◇ 中 마저 '주춤'…日·美 시장은 '붕괴' 수준


가장 큰 시장인 중국마저 내리막을 피하지 못했다. 중국은 상반기 동안 주로 상용차를 중심으로 수소차 2040대를 팔았지만, 지난해 같은 때보다 18.4% 줄어든 수치를 기록했다. 나라 차원의 지원 덕분에 시장 1위 자리는 지키고 있으나, 성장세가 뚜렷하게 꺾인 모습이다.

일본은 1분기 토요타의 미라이와 크라운 모델 판매량이 모두 150대에 그쳐 지난해보다 82.8%나 폭락하며 '반 토막' 넘게 팔지 못했다. 미국 또한 친환경차 정책 전환과 기반시설 부족, 경제성 문제 때문에 수요가 크게 줄었다.

SNE리서치는 "몇몇 앞서가는 나라를 빼면 세계 수소차 시장은 정책과 경제 환경 변화에 매우 약하다"고 진단했다. 현대차 넥쏘가 선전하는 한국 시장도 세계 시장의 전기차와 상용차 중심 전략 변화 때문에 성장 폭이 크지 않다.

◇ "일시적 부진 아닌 구조적 전환"


업계는 이번 판매량 급감을 잠깐의 현상이 아닌 구조 전환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SNE리서치는 이런 내리막에 대해 "짧은 침체가 아니라, 세계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수소차가 정책과 경제 선택지에서 밀리고 있다는 뜻"이라며 "구조 전환"이라고 짚었다.

수소차에 대한 기술과 정책 투자는 이어지지만, 시장의 무게추는 전기차로 빠르게 기우는 모양새다. 충전 기반시설 확충, 차량 값 인하, 강력한 정책 지원이 없다면 수소차 시장 회복이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