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농장 비우고 3,200달러와 쌀만 지급"… "협상 권리 없다" 불만 폭발
개발사, 보상 예측치 5억 달러서 하향 조정… 트럼프 조직은 '투자'에 관여 안 해
개발사, 보상 예측치 5억 달러서 하향 조정… 트럼프 조직은 '투자'에 관여 안 해

11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트남 하노이 인근 훙옌성에 위치한 990헥타르(약 300만 평) 부지에 건설될 골프리조트를 위해 당국은 농민들에게 3,200달러(약 440만 원)와 소량의 쌀만을 보상으로 제공한다고 통보했다.
다음 달 건설이 시작될 예정인 이 프로젝트로 인해 수십 년간 이 땅에서 생계를 유지해온 농민들이 강제 이주될 처지에 놓였다.
50세 농민 응우옌 티 흐엉은 자신이 소유한 200제곱미터(약 60평) 부지에 대해 1년 평균 급여보다 적은 보상금을 제안받았다며 "마을 전체가 이 프로젝트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협상할 권리가 없다. 부끄러운 일"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 프로젝트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베트남 가족 기업을 위한 첫 번째 파트너십으로, 미국과 베트남 간 중요한 무역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승인이 빠르게 진행됐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베트남 부동산 회사 킨박시티(Kinhbac City)는 트럼프 조직에 브랜드 라이선스 권리를 위해 500만 달러를 지불한 후 고급 골프클럽을 개발할 예정이다. 트럼프 가족 사업은 완공 후 클럽을 운영하지만, 투자와 농민 보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업 자산이 자녀가 관리하는 신탁에 있다고 말했지만, 6월 공개된 바에 따르면 이러한 수입은 결국 대통령에게 귀속된다.
개발사들은 초기 보상 예측치였던 5억 달러에서 하향 조정했지만, 보상 감소 이유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 농민들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이 프로젝트가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표출하고 있다. 지역 변호사와 투자자들은 골프클럽이 더 나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마을 주민들을 풍요롭게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골프클럽 인접 마을의 한 주민은 식당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을 밝혔으며, 10월 프로젝트 발표 이후 마을의 토지 가격이 5배나 올랐다고 말했다. 이는 개발 프로젝트가 주변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하지만 농민들은 여전히 보상의 적정성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하고 있으며, 협상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현실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