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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소비자, ‘메이드 인 아메리카’ 선호 약화…트럼프 제조업 강화에 찬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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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소비자, ‘메이드 인 아메리카’ 선호 약화…트럼프 제조업 강화에 찬 물

미국산 딱지가 붙은 의류 제품.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산 딱지가 붙은 의류 제품. 사진=로이터

미국 소비자들이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 제품보다 가격과 가치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제조업 보호·육성 정책과는 온도 차를 보이는 대목으로 향후 정책 효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의 민간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가 지난 6월 실시한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를 인용해 미국산 제품 구매 의향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고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美 소비자 절반만 ‘미국산’ 재구매 의향

콘퍼런스보드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가량만이 ‘제품을 구매한 뒤 미국산임을 알게 되면 향후에도 재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이는 10여 년 전까지 ‘국산 제품’에 부여했던 상징성과 차별성이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사 보고서를 펴낸 데니스 달호프 콘퍼런스보드 선임연구원은 “원산지 정보는 여전히 소비자 선택에서 의미 있는 요소이지만 과거와 달리 그 영향력이 점점 줄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애국심보다 가격 대비 가치와 품질, 실용성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 젊은 층, 지속가능성과 지역 일자리 주목


흥미로운 점은 35세 미만의 젊은 소비자층에서는 미국산 제품에 대한 선호가 소폭 상승했다는 대목이다. 악시오스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지속가능성,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 공급망 안정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 젊은 세대의 구매 성향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는 고연령층과 대비되는 결과로 연령대별 가치관 차이가 원산지 인식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 ‘바이 아메리칸’ 구호의 변화


이른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구호는 미국 정치권에서 제조업 보호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표적 수단이었다. 특히 자동차·철강·기계 산업 등 전략 제조업 분야에서 자국 생산 제품 구매 장려 캠페인이 꾸준히 이어져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글로벌 공급망 확대, 전자상거래의 성장, 해외 생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 강화 등으로 인해 미국산 제품만을 고집하는 소비자는 줄고 있다는 지적이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등 무역정책을 통해 제조업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유턴시키려 하지만 소비자들의 실제 구매 성향은 점점 실용적인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 자동차 산업, 대표적인 시험대


앞서 악시오스는 지난달 보도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유럽연합(EU)과 체결한 새로운 무역협정이 오히려 해외 자동차 제조사들의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유도하기보다 미국 시장으로의 완성차 수입을 늘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관세 압박을 통해 해외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세우게 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구상이 일부 산업에서는 기대만큼 작동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