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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푸틴 알래스카 회담 후 中 톈진서 반미 정상회담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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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푸틴 알래스카 회담 후 中 톈진서 반미 정상회담 주목

8월 31일-9월 1일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담에 20개국 지도자 집결
인도 모디, 미국 관세 압박으로 중국 접근 가속화
중국 톈진시는 8월 31일과 9월 1일에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톈진시는 8월 31일과 9월 1일에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알래스카 회담 약 2주 후, 중국 톈진에서 반미 성격의 국제 정상회담이 열려 국제 정치의 새로운 변곡점이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중국은 8월 31일과 9월 1일 톈진에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이 회담에는 푸틴을 포함한 20개국 이상의 지도자들이 모일 예정이다. SCO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정부간 기구로, 현재 인도, 파키스탄, 이란, 벨라루시 등 10개 공식 회원국을 보유하고 있다.

트럼프와 푸틴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처음으로 15일 알래스카에서 대면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전 미·러 정상회담은 조 바이든이 대통령이었던 2021년 6월 제네바에서 열렸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중국 방문이다. 실현될 경우 7년 만에 처음이다. 모디는 2018년 마지막으로 중국을 방문해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진핑 주석과 비공식 회담을 가진 바 있다.
2020년 중국과 인도 간 국경 분쟁이 치명적 충돌로 확대된 이후 양국 관계는 냉각됐다. 하지만 지난해 러시아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시진핑과 모디가 별도 회담을 가지면서 관계 해빙 신호를 보였다.

모디의 중국 접근은 트럼프가 인도에 대해 취한 강경 무역 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트럼프는 인도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했다가,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구매에 분노해 관세율을 50%로 두 배 인상했다. 이에 대한 불만의 첫 신호로 인도는 미국 무기와 항공기 조달 계획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은 알래스카에서 트럼프와의 회담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친러시아" 외국 지도자들과 일련의 전화 통화를 진행했다. 여기에는 모디,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시진핑 주석이 포함됐다.

러시아 경제는 현재 중국 광둥성보다 작을 정도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푸틴이 우호국이자 후원자로서 중국을 잃는다면 미국과 NATO에 맞설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은 의도치 않게 미국, 일본, 호주와 함께 쿼드(Quad)를 구성하는 인도를 중국-러시아 진영에 더 가까워지도록 강요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는 중국에게는 미국과의 힘든 관세 협상에서 "신의 선물"과 같은 상황을 제공하고 있다.

SCO 정상회담은 9월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 인민의 일본 침략에 대한 저항 전쟁과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기념 대규모 열병식과 연계되어 시진핑의 권위를 과시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분석가들은 SCO가 이제 반미주의 냄새를 풍기고 있으며, 알래스카에서의 트럼프-푸틴 정상회담과 톈진 SCO 정상회담이 냉전 이후 국제 질서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