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정제능력 90% 중국 장악, 220억 달러 친환경 프로젝트 줄줄이 취소"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중국 수출업체는 물론 미국 기후 기술 산업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 중국산 배터리 의존도 61%, 관세 압박 가중
블룸버그NEF(BloombergNEF) 분석을 보면, 올해 첫 5개월 동안 미국이 수입한 리튬이온 배터리 5개 중 3개가 중국산으로 집계됐다. 특히 유틸리티에서 널리 사용하는 인산철리튬 배터리의 중국 의존도는 이보다 훨씬 높은 상황이다.
톰 모러나우트 컬럼비아 대학교 교수는 "이것은 미국의 배터리 저장 시장에 확실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배터리 배치는 재생 에너지의 간헐성을 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는 필연적으로 에너지 전환을 늦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산 유틸리티 규모 배터리에 대한 관세는 이미 41%에 이른다. 한국 등에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지만, 한국산 배터리는 중국산보다 가격이 더 비싸고,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산 수입품에 대해서도 15%의 전면 관세를 부과해 가격 상승 압박을 가중시키고 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 플루언스에너지 등 미국에서 활동하는 배터리 제조업체들도 트럼프의 무역 전쟁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 이들 기업은 제조 능력 확대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지만, 미국산 배터리도 배터리 음극과 양극을 포함한 수입 부품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 중 다수는 전통적으로 중국에서 공급받고 있다.
◇ 희토류 무기화로 미국 제조업 타격
중국은 희토류 분야에서도 압도적 지배력을 갖고 있다. 중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더 많은 희토류 광물을 채굴하고 있으며 전 세계 정제능력의 약 90%를 통제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희토류 수입에 대한 관세를 대부분 면제했는데도 중국은 지난 4월 초 여러 전략 물자 및 관련 제품에 대한 수출 통제를 도입했다. 이로 인해 포드 자동차는 지난 5월 희토류 자석 공급 차질로 공장 중 하나를 일시 폐쇄해야 했다.
그랜트 하우버 에너지 경제 및 금융 분석 연구소 공급망 전문가는 "희토류는 중국과 미국 사이의 협상 칩"이라며 "정책 결정이 너무 불규칙하기 때문에 테이블에서 아무것도 빼낼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이 다시 한 번 희토류를 무기화할 경우 많은 미국 기후 기술 제조업체들이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중국의 수출 제한 목록에 포함된 네오디뮴 자석은 전기 자동차 모터와 풍력 터빈에 매우 중요한 부품이다.
◇ 220억 달러 녹색 프로젝트 취소, 에너지 전환 차질
무역갈등의 여파는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연구 그룹 E2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기업들은 220억 달러(약 30조 5800억 원) 이상의 미국 기반 녹색 프로젝트를 취소, 폐쇄 또는 축소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청정 기술 인센티브를 없애는 세법에 서명하고 최신 관세가 발효되기 전의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중국과의 무역 휴전을 90일 더 연장하는 명령에 서명했다고 이 문제에 정통한 관계자가 전했다. 미국과 중국이 관세 인상을 줄이고 희토류 자석 및 특정 기술에 대한 수출 제한을 완화하기로 합의한 이 협정은 뉴욕에서 자정 이후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역 협상이 장기화되면 기후 기술 발전을 위한 미국의 노력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우버 전문가는 "비즈니스의 황금률은 안정성"이라며 “이처럼 정책이 자주 바뀌고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새로운 투자나 사업 확장을 미루고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