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크아웃 앱' 메이투안·알리바바·JD.com, 고객 유치 위해 '출혈 경쟁'
소비자 지출 '위축' 속 외식·명품 판매 부진… 'GDP 디플레이터' 9분기 연속 하락
소비자 지출 '위축' 속 외식·명품 판매 부진… 'GDP 디플레이터' 9분기 연속 하락

'무료 햄버거'부터 '반값 디자이너 가방'에 이르기까지 파격적인 할인이 난무하며, 꺼리는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지난달 초, 중국의 음식 배달 앱들은 일부 제품을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상하이에 사는 한 여성은 국내 최대 테이크아웃 앱인 메이투안(Meituan)의 쿠폰을 사용해 무료로 햄버거를 받았다.
중국 테이크아웃 시장은 올해 초 전자상거래 거물급 JD.com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알리바바 그룹(Alibaba Group)의 계열사 엘레.미(Ele.me)도 경쟁에 참여했다.
이러한 과도한 할인은 주문 음식을 만드는 레스토랑을 포함한 모든 참여 기업의 이익에 해를 끼쳤다. 이에 중국의 중앙 규제 기관인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지난 7월 메이투안 등 3개 회사를 소환해 상황을 바로잡을 것을 요구했다.
세 회사 모두 이달 초 할인 전쟁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고객 유지를 위한 쿠폰 발행은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끝없는 가격 경쟁은 중국 소비자들이 외식에 대한 지출도 꺼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 식당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에 그쳤다.
할인 경쟁은 중국 전통 증류주 바이주(Baijiu)와 같은 사치품으로도 확산되었다. 상하이의 한 할인점에서는 권장 소매가가 약 110달러인 프리미엄 바이주를 8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했다.
베이징의 할인점에서는 서양 명품 브랜드의 가방을 반값에 판매하는 모습도 목격되었다. 부동산 침체가 부동산 가치에 타격을 입히면서 명품 판매가 부진한 반면, 할인점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일본 다이와 연구소의 나오토 사이토 경제 연구 책임자는 "전반적인 소비자 수요의 파이가 제한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업들은 계속해서 자신의 몫을 차지하기 위해 무엇이든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가 증가하지 않고 많은 기업들이 과잉 생산을 하고 있는 가운데, 디플레이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전체 물가 추세를 나타내는 지표인 GDP 디플레이터는 2분기에 전년 대비 1.3% 하락했으며, 이는 9분기 연속 하락세를 기록한 것이다.
GDP 디플레이터의 하락률은 물가에 대한 하방 압력의 강도를 나타내며, 이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내수 부족에 직면했던 일본의 상황과 유사하다.
중국 지도부는 이러한 상황에 경각심을 가지고 있으며, 7월 1일 중앙금융경제위원회 회의에서 '무질서한' 저가 경쟁에 가담하는 기업에 대한 규제를 촉구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