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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한미 정상, 백악관서 첫 회담...北핵·동맹 현안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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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한미 정상, 백악관서 첫 회담...北핵·동맹 현안 논의

트럼프 '빅뉴스 갈망' 속 대북 외교 재개 기대... 北·러 밀착은 최대 변수
이 대통령 '3단계 비핵화' 구상 제시... 방위비 분담 등 동맹 현안도 시험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비무장지대(DMZ)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비무장지대(DMZ)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재집권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신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에서 교착에 빠진 북한 핵 문제에 다시 주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마이 케이엑스엘지(mykxlg)가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심화하는 북러 군사 협력과 한미일 3자 공조 강화, 미중 갈등 격화라는 복잡한 대외 환경에서 열리는 중요한 외교 무대다.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펼쳤던 파격적인 개인 외교를 재개할 가능성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협상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 방문길에 올랐으며, 백악관에서 열리는 이번 회담에서는 안보(북한 문제), 경제(무역·투자), 동맹 현대화, 핵에너지 협력 같은 폭넓은 현안을 다룰 예정이다. 특히 지난 8월 1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한 알래스카 정상회담이 별다른 합의 없이 끝난 점이 이번 회담에 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은 '빅뉴스에 대한 갈망'이 있다"며 "알래스카 회담이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한국과 회담을 매우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더 큰 관심을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 더 대담해진 北…'러시아' 변수에 셈법 복잡


첫 임기 때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세 차례나 만나며 "사랑에 빠졌다"고 할 정도로 이례적인 친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지금의 김 위원장은 과거와 다르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삼아 러시아에 1만 명 넘는 병력과 무기를 지원하고 군사 협력을 크게 늘렸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시아와 전략적으로 손잡은 덕분에 미국, 한국과 대화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평가한다. 차 석좌 역시 "북한이 한미와 대화에 무관심한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러시아에서 얻는 것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미묘한 시점에 한국의 새 정부를 이끄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북 해법도 관심을 끈다. 노동 변호사 출신인 이 대통령은 진보 진영에 속하지만, 주한미군과 한미 공동훈련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정책 기조의 일관성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이 대통령의 한일관계 개선과 한미일 3자 협력 의지를 환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과거 주한미군 주둔 비용(방위비 분담금)과 동맹 역할 확대 문제를 다시 검토할 뜻을 보였다는 공통점도 있어, 관련 논의가 미국의 핵심 의제로 오를 전망이다.

◇ 李 '3단계 비핵화' 제안…트럼프와 접점 찾을까


이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두고 '동결→감축→폐기'로 이어지는 3단계 해법을 제시한 바 있다. 스팀슨 센터의 레이첼 민영 리 선임 연구원은 "이 대통령의 구상은 북한과 대화하길 열망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감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 전문가들 역시 이 대통령의 '3단계 핵 해법'이 트럼프 대통령의 실리적인 접근법과 맞을 수 있으며, 양국이 북핵 정책에서 실질적인 합의를 이끌어 낸다면 외교적으로 큰 성과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북한이 이런 단계적 비핵화 제안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리 연구원은 "북한은 지정학적 상황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고 러시아와 관계에서 장기적인 기회를 엿보고 있다"며 "비핵화를 최종 목표로 삼는 제안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고 회의적인 생각을 내비쳤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외교적 성과를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와 새로운 해법을 제시한 이재명 대통령의 구상이 맞물려 북핵 문제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북한과 러시아의 공고한 협력이라는 높은 장벽 앞에서 양국 정상이 한반도 평화 과정을 위한 의미 있는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