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3년째 교착…트럼프 “2주 안에 강력 개입 가능” 경고, 푸틴은 핵군축 제안하며 중국 참여 언급

또한, 그는 러시아 전쟁 자금의 핵심인 원유 수출을 겨냥한 2차 제재 필요성을 거론하며, 러시아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압박 카드를 제시했다고 지난 26일 아틀란틱카운실이 보도했다. 같은 날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핵군축 협상 가능성을 제안하며, 중국 참여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 트럼프 “2주 안에 정리”…푸틴-젤렌스키 회담 성사 불투명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이재명 한국 대통령과 회담 후 “푸틴과 젤렌스키 두 정상이 직접 만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실제로 만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대규모 제재나 높은 관세를 검토할 수 있다. 아니면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당신들 전쟁이니 스스로 해결하라’고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 알래스카 정상회담은 합의 없이 끝났고, 예정됐던 오찬도 취소됐다. 이후 백악관은 푸틴-젤렌스키 회담을 추진했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미국 전자장비 공장을 미사일로 공격하면서 협상 추진 동력은 크게 떨어졌다.
◇ 러시아산 석유 제재가 평화 협상 열쇠”
전쟁 3년째인 러시아는 막대한 전쟁비 지출과 제재로 재정 압박을 받고 있다. 그러나 원유 수출은 여전히 국가재정을 떠받치고 있다.
아틀란틱카운실은 러시아가 지난 7월 한 달간 원유와 가스 수출로 98억 달러(약 13조 6800억 원)를 벌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 줄어든 수치다. 러시아는 현재 중국과 인도에 주로 원유를 팔고 있다. 일부는 G7이 정한 배럴당 60달러(약 8만 원) 상한을 지키지만, 섀도 플릿(제재 회피 선박)을 활용한 거래도 적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는 인도의 대러 원유 수입을 문제 삼아 인도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했고, 오는 27일부터는 이를 50%로 올릴 예정이다. 중국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늘리고 있어 향후 추가 압박 가능성이 거론된다.
러시아의 국가복지기금(National Welfare Fund)도 축소되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유동 자산은 360억 달러(약 50조 2600억 원)로 5년 만에 최저다. 보유 금도 2022년 침공 직전 400t에서 최근 139.5t으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2차 제재에 나설 경우, 푸틴 대통령의 전쟁 능력이 크게 약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 푸틴 “핵군축 논의 가능”…뉴 START 만료 6개월 앞둬
푸틴 대통령은 알래스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핵군축 협상 가능성을 제안하며 중국 참여를 언급했다.
현재 러시아는 약 4300기, 미국은 370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어 두 나라를 합치면 전 세계 핵무기의 87%를 차지한다. 중국은 약 600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참여하지 않으면 군축 논의가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본다. 그러나 중국은 지금까지 협상 참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양국이 서둘러 논의를 제기하는 이유는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 만료가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 조약은 전략 핵탄두와 운반 수단을 제한하는 마지막 핵군축 합의로, 오는 2026년 2월에 끝난다.
러시아는 이미 ‘자국 영토가 재래식 공격을 받을 경우에도 핵무기를 쓸 수 있다’는 내용을 핵 교리로 낮춘 상태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도 미 해군 핵잠수함을 전진 배치한 바 있다.
군사 전문가는 “푸틴 대통령의 군축 제안은 서방 제재 압박 속에서 협상 여지를 확보하려는 의도이지만, 전쟁이 계속되는 한 구체적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3년째 이어지는 전쟁 속에서 미국은 러시아 원유 제재와 푸틴-젤렌스키 직접 회담 추진을 동시에 압박 카드로 꺼내며 협상 공간을 넓히려 하고 있다. 동시에 핵군축 협상이라는 새로운 의제가 부상했으나, 중국 참여 여부와 전황의 향방에 따라 성사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