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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철강산업, '중국·미국' 이중 압박 직면… '가치 사슬 상향'으로 돌파구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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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철강산업, '중국·미국' 이중 압박 직면… '가치 사슬 상향'으로 돌파구 모색

포스코·현대제철, 국내 공장 폐쇄·가동 중단… '저가 중국산' 유입, 내수 부진에 '수익성 악화'
美 관세 직격탄, 대미 수출 26% 감소… "수소환원제철·해외 투자"로 활로 찾아
포스코를 비롯한 한국 철강업체들은 국내 수요 부진으로 해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포스코이미지 확대보기
포스코를 비롯한 한국 철강업체들은 국내 수요 부진으로 해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오랫동안 세계 철강산업의 핵심 역할을 해 온 한국이 내수 부진, 저렴한 중국산 수입품, 미국의 관세라는 세 가지 위협에 직면하며 위기에 빠졌다.

이러한 압력으로 인해 공장 폐쇄와 생산 중단이 잇따르고 있으며, 특히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가치 사슬 상향 이동'과 '해외 투자'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 하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한국 최대 제강 허브인 포항에서는 업계와 정부 관계자들이 최근 긴급회의를 열어 '철강산업 위기'를 논의했다. 포항에 본사를 둔 포스코(POSCO)는 2024년 7월 한국 최초의 통합 제철소의 일부였던 포항 1공장을 폐쇄했고, 현대제철은 올해 6월 포항 2공장을 무기한 가동 중단했다.

두 회사 모두 판매 가격 하락으로 타격을 입었다. 포스코의 4~6월 분기 철강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하며 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현대제철은 3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지만, 매출은 2% 감소했다.
이러한 부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값싼 중국산 철강의 유입이다. 2025년 상반기 중국 철강 수출의 6%가 한국으로 향했으며, 이는 베트남(8%)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비중이다.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철강 수출 가격은 19% 하락하여 한국산 탄소강보다 약 20% 저렴하다. 포스코는 중국의 공급 과잉을 "구조적 문제"로 지목하며, 1990년대에 설립한 중국 내 스테인리스강 합작 법인 매각 절차를 시작했다.

미국 관세는 또 다른 압력 요인이다. 지난 6월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 철강에 대한 관세를 50%로 인상하면서, 7월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하며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 철강업체들은 이러한 위기 속에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수소환원제철 시험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철광석에서 산소를 제거하기 위해 코크스 대신 수소를 사용하여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이는 기술이다.

포스코는 인도의 JSW 그룹과 연간 600만 톤의 통합 제철소를 공동 건설할 계획을 발표했으며, 호주의 와이알라 제철소(Whyalla Steelworks) 인수를 목표로 하는 컨소시엄에도 가입했다.

현대제철은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기업이 미국에 전기로 공장 건설을 위해 58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며, 포스코도 주주로 참여할 예정이다. 이는 미국의 관세를 피하고 전기차 등 부문의 수요를 활용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한국 기업들의 전략은 중국 경쟁과 미국의 관세로 위협받는 일본 경쟁업체의 전략을 반영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한국의 주요 조선소들도 고부가가치 LNG 운반선과 대형 컨테이너선으로 전환하며 중국에 추월당했던 선두 자리를 되찾으려 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