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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로 미국 철강 생산능력 2100만t 급증… 현대제철·포스코 투자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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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로 미국 철강 생산능력 2100만t 급증… 현대제철·포스코 투자 가속화

철강 가격 하락 압박에도 한국 기업 미국 진출 러시, 공동투자 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3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미플린에 있는 U.S. 스틸 어빈 공장을 방문해 스콧 버키소 북미 압연 부문 수석 부사장, 도널드 저먼 공장장, 커트 바식 부사장 등 관계자들과 함께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3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미플린에 있는 U.S. 스틸 어빈 공장을 방문해 스콧 버키소 북미 압연 부문 수석 부사장, 도널드 저먼 공장장, 커트 바식 부사장 등 관계자들과 함께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강화하면서 신규 제철소 건설이 급증했으나, 수요 부족으로 철강 가격 하락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9(현지시각) 지난 4년간 2100t의 철강 생산능력 증가가 발표되거나 건설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미국 전체 금속 생산량의 약 4분의 1에 해당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부터 수입 철강에 관세를 부과해 왔으며, 올해 들어서는 관세율을 두 배로 올렸다. 이에 따라 미국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비싼 철강 가격을 보유하게 됐다.

◇ 관세 보호막으로 제철소 건설 러시

월스트리트저널이 아르거스미디어의 시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국 최대 철강 제조업체인 뉴코어, 스틸 다이나믹스, 아르셀로미탈 등이 미국 생산을 늘리고 있다.
일본 철강업체 닛폰스틸이 유에스스틸 인수를 위해 140억 달러(194500억 원)를 약속한 뒤, 새로운 제철소와 오래된 공장을 현대화하는 투자가 이어졌다. 특히 유에스스틸이 폐쇄하려던 피츠버그 인근 오래된 공장도 현대화 대상에 포함됐다.

한국 철강업체들도 미국 투자에 나섰다. 현대제철은 현대자동차에 미국산 철강을 공급하기 위해 루이지애나에 58억 달러(8조 원)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포스코도 현대제철의 미국 제철소에 지분 투자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미국 철강 공장에서 "강력한 철강 산업은 단지 존엄성이나 번영, 자부심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보다 국가안보의 문제"라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미국 내 철강업체들은 보호주의 정책을 받아들여 수입품 대비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관세 덕분에 미국 철강 생산업체들은 더 많은 가격 결정력을 얻어 저가 수입품과 고객을 잃을 위험 없이 가격을 올릴 수 있게 됐다.

◇ 철강 수요 부족에 가격 하락세

하지만 관세로 가격이 올랐음에도 철강 수요는 10년 전보다 줄었다. 미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출하량은 2015년 수준과 비슷했지만, 수입품이 전체 미국 철강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었다. 미국에서 쓰이는 모든 철강의 최소 5분의 1은 보통 수입품이다.

올해 6월에 시행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은 국내 물가를 올렸지만, 잠깐에 그쳤다. S&P 글로벌 커머디티 인사이츠-플래츠에 따르면 열연 강판의 현물 시장 가격은 t당 약 820달러(114만 원)8월 초 이후 5% 떨어졌다. 시장 분석가와 일부 철강 구매업체들은 회사들이 강판을 t800달러(111만 원)에 판다고 했다.

자동차와 건설 산업 같은 주요 철강 소비업체들의 수요 부진이 가격 하락을 불렀다. 미국 철강 가격은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떨어진 일부 해외 시장의 철강보다 t400달러(56만 원)나 비싸다.

오하이오에 본사를 둔 철강 전문 가공업체 워싱턴스틸의 제프 길모어 최고경영자는 "우리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철강 수요가 생산능력을 따라잡으려면 훨씬 더 강한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컨설팅 회사 CRU의 미주 철강 분석 책임자인 조시 스푸어스는 "미국 철강업체들이 수입 철강을 완전히 배제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수입품이 어느 정도 들어와야 가격 경쟁도 생기고, 다양한 제품을 고객에게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조업체들도 더 강한 고객 수요 없이는 더 많은 국내 생산에 투자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한다. 길모어 최고경영자는 철강 소비 기업들의 더 많은 미국 투자를 끌어들이려면 GDP 성장률이 꾸준히 2%를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렇지 않으면 리쇼어링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 수익을 얻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