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토요타, 체코에 1조1032억 원 투입…유럽 첫 전기차 생산기지 구축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토요타, 체코에 1조1032억 원 투입…유럽 첫 전기차 생산기지 구축

콜린 공장에 배터리 조립 라인 신설…2028년 소형 SUV 양산 목표
하이브리드 넘어 순수 전기차로…폭스바겐·현대차와 유럽서 격돌
토요타가 체코에 9,800억 원을 투입해 유럽 첫 전기차 생산기지를 구축한다. 콜린 공장에 배터리 조립 라인을 신설하고 2028년 소형 SUV 양산을 목표로, 하이브리드를 넘어 순수 전기차로의 전환을 통해 유럽 시장에서 폭스바겐·현대차와 격돌할 예정이다. 사진=토요타이미지 확대보기
토요타가 체코에 9,800억 원을 투입해 유럽 첫 전기차 생산기지를 구축한다. 콜린 공장에 배터리 조립 라인을 신설하고 2028년 소형 SUV 양산을 목표로, 하이브리드를 넘어 순수 전기차로의 전환을 통해 유럽 시장에서 폭스바겐·현대차와 격돌할 예정이다. 사진=토요타
일본 토요타가 체코 공화국을 유럽 전기차 생산 거점으로 정하고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기존 내연기관차 중심이던 콜린 공장에 배터리 조립 라인을 새로 만들어 전기차 생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유럽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이번 결정은 그동안 하이브리드(HEV) 중심 전략을 지켜온 토요타가 순수 전기차(BEV)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3일(현지시각) 일렉트라이브에 따르면 토요타는 체코 콜린 공장에서 순수 전기차(BEV)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지난 7월부터 흘러나온 전기차 생산설을 인정한 것이다. 생산 모델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유럽 소형 전기 SUV 시장을 겨냥한 콤팩트 SUV가 유력하며, 2028년 대량 생산을 목표로 한다.

공장 확장에는 모두 6억8000만 유로(약 1조1032억 원)가 투입된다. 이 가운데 6400만 유로(약 1038억 원)는 체코 정부가 배터리 조립 시설 마련을 위한 보조금으로 지원한다. 체코 정부는 이번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일본 토요타 본사와 브뤼셀 유럽 본사를 오가며 여러 차례 협상하는 등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로 토요타 자동차 체코 공장(TMMCZ)의 전체 면적은 15만2000㎡에서 17만3000㎡로, 기존보다 14%가량 넓어진다. 새로 확보한 공간에는 신규 배터리 조립 라인과 새로운 도장·용접 시설이 들어서며, 신차 생산 라인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해마다 22만 대 수준이던 기존 생산 능력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하이브리드 넘어 순수 전기차로…유럽 시장 정조준


토요타의 이번 투자는 나날이 강화되는 유럽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에 대응하고 현지 생산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이미 체코와 이웃한 슬로바키아 등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폭스바겐 그룹, 스텔란티스, 현대·기아차와의 정면 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나카타 요시히로 토요타 유럽 법인 사장 겸 CEO는 "이번 신규 배터리 전기차 생산은 지속 가능한 이동성과 혁신을 발전시키기 위한 우리 직원들의 헌신과 체코 정부와 공유한 비전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번 투자와 체코 공화국의 역사적인 지원 및 인정에 깊이 감사하며, '지역 최고의 기업'으로서 체코 사회에 대한 우리의 기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체코, 유럽 '전기차 허브' 경쟁 가세


이번 투자는 체코 경제에도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는 공장 확장 발표 기념식에서 "자동차 산업은 우리 GDP의 약 10%를 차지하며, 이를 지키려면 체계적으로 현대화해야 한다"면서 "바로 이런 사업들이 체코 자동차 산업의 미래에 매우 중요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혁신을 돕는 동시에 새로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든다. 이번 투자로 이 지역에 새 일자리 245개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 투자는 우리의 오랜 노력의 결과이며, 우리는 체코가 유럽과 세계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강한 나라로 남도록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체코를 비롯한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국가들이 유럽의 새로운 '배터리·전기차 중심지'로 떠오르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콜린 공장은 2002년 푸조-시트로엥 그룹(현 스텔란티스)과 토요타가 함께 투자해 세웠으며, 토요타 아이고, 푸조 107, 시트로엥 C1 등 소형차를 생산해왔다. 그 뒤 2021년 토요타가 지분 전부를 사들여 완전 자회사로 만들었고, 지금은 소형차 아이고 X와 야리스를 만든다. 현재 직원 약 3200명이 일하고 있으며, 쓰는 부품의 65%는 체코 현지 업체에서 공급받는다. 지금까지 합작법인과 토요타가 이 공장에 투자한 돈은 모두 13억 2000만 유로(약 2조 1408억 원)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토요타가 2027년까지 설비를 갖추고 시험 생산을 거쳐 2028년부터 본격적인 대량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핵심 부품인 배터리 셀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헝가리의 CATL 공장이나 폴란드의 LG에너지솔루션 공장에서 들여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