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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에 토요타 ‘미국 탈출’ 고민…“일자리, 일본으로” 유도 신호 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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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에 토요타 ‘미국 탈출’ 고민…“일자리, 일본으로” 유도 신호 줬나

토요타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토요타 로고.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관세 정책이 토요타를 비롯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미국 내 생산 축소를 부추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자유지상주의 성향 매체 리즌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체결한 새 무역협정과 일련의 관세 조치들이 결과적으로 “일자리를 일본으로 옮기라”는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고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미국에서 만들면 손해?…"일본에서 만들어 들여와라"는 구조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일본과의 새로운 무역협정을 발표하면서 일본산 자동차를 포함한 수입품에 대해 1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캐나다·멕시코 등 다른 국가로부터 수입하는 자동차와 부품에 적용하고 있는 25% 관세보다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이같은 일본산 자동차 관세 인하가 미국 내 생산을 유도하기보다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미국 내 생산에 필수적인 철강과 알루미늄에도 50% 관세를 매기고 있으며 자동차 부품 역시 25% 관세 대상이다.

이에 대해 시장조사기관 모닝스타의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휘스턴은 “미국 자동차 업체들에 불공정한 조치”라고 지적했고 미국자동차정책협의회(AAPC) 대표인 맷 블런트도 “나쁜 협정”이라고 비판했다.

◇ 토요타, 미국 생산 포기할 명분 생겨…“투자자에게 잘못된 신호”


리즌은 “미국 내 생산시설을 운영하는 토요타 입장에선 일본에서 완성차를 만들어 수출하는 것이 더 유리해졌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시장에 잘못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토요타는 지난 수십 년간 미국 인디애나 등지에 생산시설을 확장하며 6만4000명 이상의 직원을 직접 고용해왔다. 그러나 리즌은 “현재 상황이라면 토요타는 미국 내 생산을 유지하는 대신 일본에서 만들어 들여오는 선택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CNBC와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만들면 관세는 없다”고 주장했지만 리즌은 “미국산 철강·알루미늄, 부품에까지 관세가 매겨지는 상황에서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 전체 자동차 산업에 미칠 충격…“240만개 일자리 위협받을 수도”


리즌은 “토요타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하며 “국제 완성차 업체들이 미국에 1240억 달러(약 17조1600억 원)를 투자했고 이들이 지원하는 일자리는 240만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트럼프의 자동차 부품 관세는 미국에 생산시설을 둔 외국계 업체들에 파괴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리즌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치 대가 없이 세계 무역 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믿는 듯하다”며 “그러나 현실에서 모든 관세는 왜곡을 낳고 시장은 인센티브에 반응한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