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퍼레이드서 핵 3축 완성 시연…"핵탄두 2030년 1000기로 확대" 계획

◇ DF-21 바탕 설계로 추정되는 JL-1의 실체
이번에 공개된 JL-1(Jinglei-1, 갑작스러운 천둥)은 서방에서 CH-AS-X-13으로 불려온 미사일로 추정되며, 2010년대 중반부터 개발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여러 차례 H-6N 미사일 운반기 동체 아래 장착된 비슷한 미사일 이미지가 포착됐지만, 중국 당국이 공식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JL-1이 DF-21 시리즈 2단 지상발사 탄도미사일에서 파생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퍼레이드에서 선보인 JL-1은 메인 스테이지와 기동 가능한 재진입 차량(MARV)으로 구성된 DF-21D의 설계와 비슷한 형태를 보였다. 공중발사 미사일 특유의 3개 핀 꼬리 구성도 확인됐다.
미 국방부는 JL-1이 DF-21 시리즈 및 DF-26과 마찬가지로 재래식 또는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과거 밝혔다. DF-21D와의 기술 연관성으로 H-6N 폭격기가 미국 항공모함 전단을 겨냥한 대함공격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핵 3축 체계 완성으로 전략 억제력 강화
이번 JL-1 공개는 중국이 핵 3축 체계의 공중 구성요소를 공식 선보인 첫 사례라는 점에서 전략 의미가 크다. 현재 전 세계 9개 핵보유국 중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만이 육·해·공 핵 3축 체계를 운용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2019년 인민해방군 공군이 H-6N 등장으로 전략 핵 억제 역할을 재개한다고 평가했으며, 2020년 H-6N 작전 배치와 함께 중국이 "초기 핵 3축 체계"를 구축했다고 분석했다. H-6N은 공중급유 탐침과 핵 탑재 가능한 공중발사 탄도미사일의 외부 탑재를 가능하게 하는 오목한 동체 개조가 특징이다.
미 국방부는 2024년 의회 보고서에서 "H-6N이 탑재한 공중발사 탄도미사일은 기동 재진입 차량으로 무장한 것으로 보이며, DF-26 중거리탄도미사일과 함께 인도태평양 전역 목표물에 핵 정밀타격을 수행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핵 3축 체계를 보유하는 핵심 이유는 작전 유연성과 공격에 대한 회복력이다. 육상이나 해상 중 일부 핵전력이 파괴돼도 나머지 공중 핵전력으로 보복 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능력이 남아 있게 된다.
◇ 2030년 핵탄두 1000기 목표로 급속 확장
중국의 JL-1 공개는 진행 중인 대규모 핵 증강 계획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은 2024년 중반 현재 600기를 넘는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1000기 이상으로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몇 년간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사일로 건설은 특히 주목받는 핵 증강 요소다. 이러한 사일로들이 모두 미사일 저장용은 아니며, 적에게 표적 복잡성을 조성하기 위한 '포탄 게임'의 일부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 국방부는 "앞으로 10년 동안 중국이 아마도 핵전력을 빠르게 현대화, 다양화하고 늘릴 것"이라며 "인민해방군은 위력이 작은 정밀타격 미사일부터 강력한 폭발력을 가진 대륙간탄도미사일까지 다양한 무기로 구성된 더 크고 다양한 핵전력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이러한 증가는 미국-중국 전략 경쟁이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중국의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인식 때문"이라며 "중국이 미국과의 전략 경쟁 심화를 인식하고 더 강력한 핵전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핵 확장은 경고 발사(LOW) 억제 태세 채택과도 연결된다. 경고 발사는 적대적 무기가 목표에 도달하기 전 들어오는 핵 위협을 감지하면 즉각 대규모 반격을 실행하는 계획을 뜻한다. 이는 중국이 기존 최소 억제 전략에서 벗어나 더욱 적극적인 핵전략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