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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일자리 대체 현실화, 세일즈포스 262명 해고…"생산성 50% 상승, 4000명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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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일자리 대체 현실화, 세일즈포스 262명 해고…"생산성 50% 상승, 4000명 삭감"

베니오프 CEO "AI 전환으로 업무 절반 자동화" 공개 선언
AI 기술 도입이 고숙련 기술직 일자리를 직접 타격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AI 기술 도입이 고숙련 기술직 일자리를 직접 타격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미지=GPT4o
세계 인공지능(AI) 중심지로 불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AI 기술 도입이 고숙련 기술직 일자리를 직접 타격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6(현지시각) 보도했다.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업체 세일즈포스가 이번 주 샌프란시스코 직원 262명을 해고한다고 캘리포니아주에 신고했다. 시가총액 2400억 달러(333조 원) 규모인 세일즈포스의 이번 조치는 마크 베니오프 최고경영자(CEO)AI 기술 때문에 일어나는 고용 혁신을 공개로 옹호해온 맥락에서 나왔다.

AI로 업무 50% 대체, 4000명 삭감 예고

베니오프 CEO는 지난 6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AI 기술이 이미 세일즈포스 업무의 50%를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투자자 로건 바틀렛과 팟캐스트에서 "AI 생산성 향상으로 고객 지원 부문에서 4000명을 덜 쓰면 된다""지난 9개월간 세일즈포스에 일어난 가장 흥미진진한 일"이라고 말했다.
세일즈포스는 지난해 약 8000, 올해 1000개 일자리를 줄였다. 애니 빈센트 세일즈포스 대변인은 "전 세계 인력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조정"이라며 "고객 서비스와 성장 분야에 맞추려고 계속 구조를 평가하고 다시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일즈포스는 지난해 10'에이전트포스'라는 AI 제품을 내놓았다. 이 제품은 고객이 더 적은 시간에 더 많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음료업체 펩시코를 포함해 12500개 업체가 에이전트포스를 도입해 "디지털 노동 혁명"에 참여하고 있다고 펩시코 보도자료는 전했다.

◇ 실리콘밸리 전반 AI 전환 빨라져

마이크로소프트 사티아 나델라 CEO는 올해 15000명 이상을 해고하면서 지난 7월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소프트웨어 공장에서 인텔리전스 엔진으로 바뀌는 데 필요한 일자리 감소가 무겁게 다가온다"고 썼다. 아마존 앤디 재시 CEO도 지난 6월 직원들에게 "현재 하는 일부 업무에서 더 적은 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탠퍼드대학 에릭 브린욜프슨 경제학과 교수는 "AI는 항상 일자리를 없애는 동시에 만드는 것과 관련이 있다""기술 업체에서는 두 현상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초급 일자리 수요는 줄었지만, AI 전문가 같은 고급 일자리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샌프란시스코 경제 생태계 변화 걱정

25년 전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세운 세일즈포스는 이 도시를 실리콘밸리 중심지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숀 엘스번드 도시계획단체 SPUR 회장은 "지난 25년간 세일즈포스는 샌프란시스코 핵심 고용주가 됐다""10년 넘게 시내 최대 민간 고용주로서 도시가 여러 방식으로 혜택을 받았다"고 말했다.

엘스번드 회장은 "아직 AI가 이런 관계를 위협한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도시 경제활동에 매우 큰 걱정거리"라고 밝혔다.

세일즈포스는 올해 해마다 열리는 드림포스 컨퍼런스를 오는 10월 연다. 이 행사는 지난해 45000명을 샌프란시스코로 끌어들였다. 앤 토피어 샌프란시스코 경제·인력개발청 국장은 이메일 성명에서 "우리 사무소는 세일즈포스 인사팀과 협력해 영향받는 직원들이 쓸 수 있는 취업 지원 자원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일즈포스 이번 분기 실적 발표에서 예상보다 낮은 매출 전망이 나온 뒤 해고 소식이 전해졌다. 일부 증권업계에서는 이를 AI 제품이 즉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했다. 회사 주가는 올해 26% 떨어졌다.

브린욜프슨 교수는 "AI를 도입하면 즉시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지금 실망하고 있다"며 기술 도입 초기 단계임을 강조했다. 베니오프 CEO는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이는 우리 업계 역사상 가장 혁신인 시기의 시작일 뿐"이라며 "내 전체 경력에서 이보다 흥미진진한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