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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후임 자민당 총재 경쟁, 다카이치·고이즈미 양강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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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후임 자민당 총재 경쟁, 다카이치·고이즈미 양강 구도

여성 총리 가능성 다카이치 23% vs 고이즈미家 아들 신지로 22% 지지
소수정부 불가피한 상황서 야당 협력 능력이 차기 총리 선택 핵심 변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국회의원이 2021년 9월 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뒤를 잇기 위해 여당인 자민당(LDP) 지도부 경선에 출마한다고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국회의원이 2021년 9월 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뒤를 잇기 위해 여당인 자민당(LDP) 지도부 경선에 출마한다고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자민당 총재 재선 포기를 선언하면서 후임 총재를 선출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됐다. 유력 후보로는 일본 최초 여성 총리 가능성이 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인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상이 거론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두 후보 모두 2024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에게 패한 경험이 있다. 지난달 니케이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 후보로 다카이치가 23%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고, 고이즈미가 22%로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

다카이치는 2021년 자민당 대표 선거에 처음 출마해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지지를 받아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그녀는 고 아베 총리와 동조했던 의원들 사이에서 탄탄한 지지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 2024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는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결선투표에서 이시바에게 역전당했다.

44세의 고이즈미는 2024년 10월 하원선거 캠페인에서 당의 선거 대표를 역임했지만 자민당이 과반수를 지키지 못하자 사임했다. 전임 장관의 실언으로 공석이 된 농림상에 취임한 후 쌀 가격 인하를 위한 유통 개혁에 주력하고 있다.
그 외에도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상, 모테기 토시미츠 전 자민당 간사장 등이 잠재적 경쟁자로 거론된다. 이들 모두 2024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와 경쟁했던 인물들이다.

하야시는 이시바 정부의 최고 대변인으로서 핵심 직책인 관방장관을 역임했으며 2024년 총재 선거에서 4위를 차지했다. 고바야시는 백벤치 의원들 사이에서 지지를 받고 있으며 5위를 기록했다. 69세로 경쟁자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모테기는 전 모테기 파벌 의원들 사이에서 지지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당 총재 후보가 되려면 최소 20명의 자민당 국회의원 지지가 필요하다. 총재 선거에서는 국회의원과 당원이 각각 동일한 수의 표를 행사한다. 2024년 1차 투표에서 다카이치는 의원 표 72표와 당원 표 109표를, 고이즈미는 각각 75표와 61표를 얻었다.

하지만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다고 해서 자동으로 총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야당이 한 명의 경쟁 후보를 지지하며 뭉친다면 자민당 후보는 총리 선출에서 패할 수 있다. 7월 참의원 선거 패배로 자민당이 양원에서 과반수를 잃었기 때문이다.

차기 총리는 소수정부를 이끌어야 하는 상황에서 야당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예산과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중도좌파 입헌민주당, 보수 일본혁신당, 중도우파 국민민주당 중 일부의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

이시바 총리는 7일 기자회견에서 미국 관세 처리, 재난 관리 기관 설립, 임금 인상 촉진을 후임자가 성과를 달성하기를 바라는 분야로 꼽았다. 차기 총리는 먼저 2025 회계연도 보충 예산과 2026년도 예산 및 세금 개혁 관련 법안에 대해 야당과 합의하는 과제에 직면하게 된다.

자민당의 새 지도자는 당내 결속을 다지는 동시에 야당과의 협력을 통해 정국 안정을 이뤄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참의원 선거 패배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각 후보들의 정책 노선과 야당과의 협력 의지, 그리고 당내 지지 기반의 결집 능력이 총재 선출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