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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자본주의 신뢰도 54% ‘역대 최저’…사회주의·대기업 평가는 정체 또는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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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자본주의 신뢰도 54% ‘역대 최저’…사회주의·대기업 평가는 정체 또는 추락

미국인들의 자본주의·사회주의 긍정 평가 추이. 사진=갤럽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인들의 자본주의·사회주의 긍정 평가 추이. 사진=갤럽

자본주의에 대한 미국 국민의 신뢰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대기업에 대한 평가는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글로벌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9일(이하 현지시각) 밝혔다.

사회주의에 대한 인식은 전체적으로 큰 변화가 없었으나 정당별로는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 자본주의 긍정 평가 54%…민주당은 절반 밑돌아


갤럽이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자본주의를 긍정적으로 본 응답자는 54%로 지난 2021년의 60%에서 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갤럽이 2010년부터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저치다.
정당별로 보면 민주당과 무당파의 평가가 크게 떨어졌다. 민주당은 긍정 응답이 42%로 처음으로 절반 아래로 내려갔고 무당파 역시 51%에 그쳤다. 반면 공화당은 74%가 자본주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큰 변화가 없었다.

◇ 사회주의 인식 정체…민주당 내 긍정 여론은 확대


사회주의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39%가 긍정적이라고 답했고 57%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지난 조사들과 큰 차이가 없는 수치다.

그러나 세부적으로는 민주당 지지층의 긍정 응답이 2010년 50%에서 최근에는 66%까지 늘어나 자본주의(42%)보다 사회주의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무당파는 자본주의(51%)를 사회주의(38%)보다 조금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공화당은 자본주의(74%)에 압도적으로 호감을 보였고 사회주의 긍정 평가는 14%에 불과했다.

◇ 소기업·자유기업 신뢰 여전…대기업 평가는 추락


이번 조사에서는 소규모 기업과 자유기업제에 대한 신뢰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규모 기업에 대해서는 95%, 자유기업제에 대해서는 81%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반면 대기업은 긍정 평가가 37%에 불과했고 62%는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이는 2012년 58%에서 꾸준히 하락한 결과로 올해만 9%포인트 떨어졌다. 정당별로는 민주당 17%, 무당파 36%, 공화당 60%만 대기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민주당과 무당파의 긍정 응답은 각각 17%포인트, 10%포인트 낮아지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 정치적 함의…민주당 내 사회주의자 영향력 반영


갤럽은 민주당 지지층이 사회주의를 자본주의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 뉴욕시장 후보였던 조흐란 맘다니 등 민주당 내 사회주의 성향 정치인들이 세력을 넓히며 정부의 경제 역할 확대를 주장하는 것과 맞물린다고 분석했다.

갤럽은 “미국인들은 전반적으로 자본주의보다는 자유기업제와 소규모 기업에 더 긍정적”이라며 “사회주의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이지만 민주당 지지층은 예외적”이라고 밝혔다.

자유기업제란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개인과 기업이 자유롭게 생산·교환·투자·소비를 할 수 있는 경제체제를 말한다.

미국인들이 자본주의에는 냉소적이면서도 자유기업제에는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난 것은 전자는 불평등·대기업 지배를 떠올리게 하지만 후자는 개인의 경제적 자유와 소규모 창업의 긍정적 이미지를 불러오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