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개발자는 17.7%, 데이터 분석가 14% 그쳐…대학 선호는 여전

물리 기술직이 AI 저항력 1위
조버가 지난 5월과 6월 18~20세 자녀를 둔 미국 부모 133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배관공은 54.4% 응답률로 AI 저항력이 가장 높은 직업으로 꼽혔다. 이어 냉난방공조(HVAC) 기술자 51.3%, 전기기술자 51.1%가 뒤를 이었다. 이들 직업은 모두 물리 기술과 현장 작업이 필요한 전문 기술직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간호사도 46.9%로 높은 저항력을 보였다. 이는 사람과 직접 돌봄과 감정 상호작용이 중요한 직업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17.7%에 그쳤으며, 데이터 분석가 14.0%, 디지털 마케터 11.5%, 회계사 10.6% 순으로 기술 관련 직업들의 AI 저항력이 낮게 평가됐다.
대학 진학 선호는 여전
부모들은 블루칼라 직업의 AI 저항력을 높게 평가하는데도 대학 진학 선호는 여전히 높았다. 조사에 따르면 부모 중 단 7%만이 자녀가 직업학교 진로를 택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또한, Z세대의 71%는 직업학교가 대학보다 더 큰 사회 편견을 받는다고 답했으며, 31%만이 고등학교에서 직업학교를 졸업 후 진로 옵션으로 홍보했다고 밝혔다.
E's 히팅앤에어(E's Heating & Air)의 이츠코아틀 아길라르(Itzcoatl Aguilar) 대표는 보고서에서 "전문 기술직에 대한 주요 오해는 이들 직업이 차선책이지 첫 번째 선택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많은 사람이 이런 직업들이 얼마나 수익성이 높은지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시대 직업 안정성 우려 확산
조사 결과는 AI가 화이트칼라 직업에 미칠 위협 우려가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Z세대 부모 중 대학 학위가 장기 직업 안정성을 보장한다고 믿는 비율은 16%에 불과했다. Z세대의 77%는 자동화에 저항력이 있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답했다.
이런 인식 변화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에서도 확인된다. AI 위협을 가장 적게 받는 상위 10개 직업이 모두 블루칼라 직업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AI의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턴은 최근 팟캐스트에서 초지능 시대의 직업 조언을 묻는 질문에 "배관공이 되는 훈련을 받으라"고 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AI 역량으로는 화이트칼라 직업을 완전히 없애기보다는 바꿀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학과 비즈니스 스쿨, 고등학교들은 Z세대에게 미래에 유용할 것으로 여겨지는 AI 기술을 가르치고 있으며, 오픈AI는 최근 AI 기술을 잘 다루는 사람들에게 자격증을 주고, 이런 사람들을 필요로 하는 회사와 연결해주는 새로운 취업 사이트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