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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 '경고등'…JP모건·웰스파고 CEO 연쇄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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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 '경고등'…JP모건·웰스파고 CEO 연쇄 경고

고용지표 20년래 최악 수정…뚜렷해진 경기 둔화 신호
저소득층 소비 여력 고갈…'소득 양극화'가 경제 발목
오픈AI의 챗GPT가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오픈AI의 챗GPT가 생성한 이미지.
미국을 대표하는 대형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이 연이어 미국 경제의 '하락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고 미 경제방송 CNBC가 최근 보도했다. 20여 년 만에 최악으로 수정된 고용 지표가 발표된 가운데, 기업과 고소득층은 견고하지만 저소득층은 팬데믹 이전보다도 은행 잔고가 줄어 '경제적 곤경'에 처했다는 진단이 나오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JP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노동부의 고용 보고서 발표 이후 "나는 경제가 약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이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고 단지 둔화일 수도 있으나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 노동부는 2025년 3월까지의 비농업 부문 고용이 처음 집계보다 91만 1000개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년 이상 최대 조정 폭이다. 7월과 8월 신규 일자리 증가 역시 극히 저조해 소비자 신뢰가 하락하는 조짐이 나타나는 등 고용 시장 냉각을 보여주었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저소득층…소비 양극화 심각


다음 날인 10일, 웰스파고의 찰스 샤프 CEO도 다이먼의 진단에 동의하며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샤프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고소득자와 저소득자 사이에 큰 격차가 존재하며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웰스파고의 은행 데이터에 따르면 기업들의 재무 상태는 매우 건전하며 고소득층의 소비와 부채 상환율은 안정적이다. 하지만 저소득층의 상황은 다르다. 샤프 CEO는 "저소득층은 수중에 있는 돈을 모두 쓰고 있어, 예전(팬데믹 이전)보다 은행 잔고가 줄었다"며 "적자를 메우기 위해 여윳돈 없이 생활하는 등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위태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오늘날 상황은, 특히 예상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좋게 느껴진다"면서도 "하지만 소득 계층 전반에 걸쳐 평등하지 않으며, 더 많은 하락 위험이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관세 불확실성, 기업 신규 채용 '발목'


샤프 CEO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고용 둔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소기업 CEO들은 관세 정책으로 불확실성이 커져 채용을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기업들은 경제가 좋아 보이지만, 확대보다는 불확실성에 대비해 신중히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거물급 은행장의 발언은 사상 최고치에 육박하는 주식 시장과 인플레이션, 고용 성장 둔화 우려가 뒤섞인 미국 경제의 현실을 보여준다. 다이먼 CEO는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 효과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