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소니도 잇단 대규모 투자…美·EU·中과 ‘반도체 보조금 전쟁’ 심화

이 보조금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설비에 집중 투입돼, 마이크론이 히로시마 부지에 1조 5,000억 엔(약 14조2,00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해 2027년까지 1감마 공정 DRAM 칩 양산을 달성하도록 돕는다. 트렌드포스가 지난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일본이 외국 기업의 첨단 기술을 끌어들여 반도체 공급망을 재건하려는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TSMC·소니 등 민관 합심 ‘생태계 강화’
일본 정부는 TSMC가 구마모토에 짓는 6nm 전용 팹 2곳에도 보조금을 지원했다. 첫 번째 팹에는 4,760억 엔(약 4조5,000억 원)을 투입해 지난해 말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소니·미쓰비시전기·롬 등 일본 기업들은 전력장치·센서·로직 칩 분야에 2029년까지 총 5조 엔(약 47조 원)을 들여 설비를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와 민간이 협력해 자국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美·EU·中, 보조금 무기화…“경쟁 더 치열해진다”
미국은 2022년 CHIPS 및 과학법을 통과시켜 약 527억 달러(약 73조 7,200억 원)를 지원했다. 마이크론은 뉴욕·아이다호 팹에 61억 달러(약 8조 5,300억 원)를 확보했고, 삼성전자는 텍사스 테일러 팹에 최대 64억 달러(약 8조 9,500억 원)를 받았다. TSMC는 애리조나 피닉스 팹 2곳에 116억 달러(약 16조 2,200억 원)를 지원받았다.
유럽연합(EU)은 2022년 EU 칩법으로 430억 유로(약 70조 6,600억 원) 민관 투자 자금을 조성했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시칠리아 SiC 공장에 20억 유로(약 3조 2,800억 원)를 지원받았고, TSMC·보쉬·인피니언·NXP 연합은 드레스덴 팹에 50억 유로(약 8조 2,100억 원)를 확보했다. 인피니언도 드레스덴 신공장에 9억 2,000만 유로(약 1조 5,100억 원)를 지원받았다.
중국은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빅펀드) 3단계로 등록 자본금 3,440억 위안(약 67조 6000억 원)을 조성했다. 3단계는 반도체 장비·핵심 소재·EDA(전자설계자동화) 소프트웨어 등 ‘병목 기술’에 집중 투자한다. 첫 투자 대상으로 장비 업체 파이오텍에 17억 7,000만 위안(약 3480억 원)을 투입했다. 업계에서는 “국가 주도의 자금 투입이 첨단 장비 국산화를 앞당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 ‘K-Chips법’·용인 클러스터로 대응
한국 정부는 2023년 K-Chips법으로 대기업 세액공제율을 최대 25%, 중소기업을 최대 35%로 확대했다. 지난해 5월에는 260조 원 규모의 저리 대출·생태계 기금을 발표했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예산도 반영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글로벌 보조금 경쟁이 심화할수록 세제 혜택과 금융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