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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손등 멍·얼굴 처짐…백악관 '건강 은폐'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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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손등 멍·얼굴 처짐…백악관 '건강 은폐' 논란 확산

손등 멍 자국에 발목 부종, 안면 비대칭까지…의료계 "심부전·뇌졸중 초기 증상" 경고
고령 대통령 건강, 국가 리스크로 비화…공화당 내부 권력 승계 논의도 '솔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9월 19일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서류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9월 19일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서류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손등에서 의문의 멍 자국이 또다시 포착되면서 그의 건강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백악관은 '경미한 염증'이라는 해명을 되풀이했지만, 발목 부종과 안면 비대칭 등 이상 징후가 잇따라 관측되면서 의료계에서는 울혈성 심부전이나 초기 치매 같은 심각한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9세 고령인 대통령의 건강이 개인 차원을 넘어 미국 정치의 중대 변수로 부상했다고 데일리 비스트가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골드카드' 비자 프로그램 신설과 전문직 취업비자(H-1B) 개편안에 서명한 뒤 문서를 들어 보이는 과정에서 오른손 등을 카메라에 노출했다. 이때 짙은 화장품으로도 다 가리지 못한 검고 푸른 멍 자국이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 내내 일부러 왼손으로 오른손을 감싸 쥐거나 책상 아래로 손을 숨기는 등 멍 자국을 가리려 애썼다. 현장 언론들은 이를 '은폐 동작'이라 부르며, 무언가를 감추려는 뜻이 뚜렷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단순 염증" 해명…의료계 "심부전·뇌졸중 징후"

백악관은 과거 "잦은 악수와 심혈관 질환 예방 차원에서 먹는 아스피린 때문에 생긴 경미한 연조직 염증"이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그러나 의료 전문가들은 멍이 계속해서 나타난다는 점에서 혈소판 감소증, 항응고제 장기 복용에 따른 부작용, 또는 간 기능 이상 같은 혈액 질환의 가능성을 열어 둬야 한다고 말한다.

손등의 멍 자국 말고도 여러 신체 이상 징후가 함께 나타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만성 정맥 부전 진단을 받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다리 정맥 판막에 문제가 생겨 피가 심장으로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고 하체에 고이는 질환이다. 하지만 의료 전문가들은 발목 부종이 울혈성 심부전의 대표 증상이기도 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때문에 당시 언론에서는 "백악관이 일부러 심부전 가능성을 빼고 발표했다"며 건강 상태를 축소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최근에는 얼굴의 불균형 문제도 드러났다. 기자회견 사진에서 그의 얼굴 오른쪽이 미세하게 처진 모습이 보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증상이 장차 큰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신호라고 경고한다.

대통령 건강, 국가 안보와 직결…'정치적 신뢰' 위기


공식 석상에서 졸거나 말하는 도중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모습을 자주 보이는 것도 우려를 키운다. 단순 피로 탓일 수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신경계 문제나 수면무호흡증, 심장질환과 얽힌 혈액순환 저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고 본다. 코넬대학교의 해리 시걸 심리학 교수는 자신의 팟캐스트 '슈링킹 트럼프'에서 트럼프의 졸음이 "심부전과 초기 치매 가능성을 함께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발목 부종과 얼굴 처짐이 같이 나타난다면 이는 심장과 폐 기능이 약해진 탓"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은 백악관의 해명에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잇따른 증상 노출과 언론의 취재가 계속되면서 '대통령 건강 은폐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은 공화당 내부의 권력 승계 논의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정책의 연속성과 국가 안보라는 민감한 문제와 맞물려 미국 정치 신뢰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