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티엠 신도시 개발 토지사용료 10배 급등, 사업비 1조→3조 원 눈덩이

호치민시 재정부에 따르면 롯데 프로퍼티즈 HCMC는 지난달 20일 시 당국에 투티엠 에코 스마트시티 사업에서 철수한다는 서면 통지서를 보냈다. 하지만 베트남 투자법에 따른 공식 철회 서류는 아직 내지 않아 여전히 공식 투자자 지위를 갖고 있다고 시 당국은 밝혔다.
8년 인허가 지연, 토지사용료 10배 폭등
이번 철수 뜻 통보는 2017년 계약 체결 뒤 8년간 이어진 인허가 지연과 급격한 사업비 증가가 주요 배경으로 보인다. 롯데는 2017년 투자계약을 맺고 2022년에 토지를 배정받았으며, 같은 해 9월 기공식을 열었지만 해결되지 않은 법률문제 때문에 아직 본격 공사에 들어가지 못했다.
지금까지 울타리 설치와 땅 고르기 작업만 마쳤다. 보통 투자금 납입 뒤 1년 안에 마무리되는 토지사용료 결정 절차에만 약 8년이 걸리는 등 행정 지연이 계속됐다. 시 당국은 올해 6월 30일 기준으로 해당부지에 대한 토지 평가액을 6억 1370만 달러(약 8585억 원)로 승인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 기간 토지사용료는 당초 1000억 원에서 1조 원으로 10배 급등했다. 롯데는 처음 이 사업에 7억 62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나중에 이를 22억 달러(약 3조 원)로 늘려 조정하겠다고 제안했다. 전체 사업비는 처음 예상한 1조 원에서 3조 원까지 늘었다.
회사는 2025년 초 기술 인프라 작업을 시작해 2028년 8월까지 마칠 예정이었다.
복합개발 사업 크기와 현황
투티엠 에코 스마트시티 사업은 호치민시 투티엠 신도시 기능 지역 2A에 자리한 7.45헥타르 부지에 조성되는 복합 용도 개발 사업이다. 전체 부지 가운데 5헥타르 이상은 상업용, 주거용 및 서비스 타워로 정해지고 나머지는 공공 인프라로 잡혔다.
롯데 프로퍼티즈 HCMC는 2017년 10월 설립됐으며, 등록자본금은 1억 5240만 달러(약 2130억 원)로 롯데 계열사 4곳이 출자했다. 롯데쇼핑이 40%, 롯데호텔이 30%, 롯데자산개발이 15%, 롯데건설이 15%를 각각 투자했다.
롯데는 그룹 안 계열사 간 자본 구조 변경, 사업 일정 연장, 법률 명확성 등을 요청했지만 호치민시 당국에서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 언론은 이번 롯데의 철수가 베트남의 고질 문제로 지적되어온 행정 불확실성이 대형 외국인 투자 사업의 발목을 잡은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