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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가자 전쟁 영상에도 상품 광고 연결…AI 상업화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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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가자 전쟁 영상에도 상품 광고 연결…AI 상업화 논란 확산

지난해 3월 18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가자시티에서 팔레스타인 여성이 밀가루를 사러 집을 나갔다가 귀가 후 가족이 잔해에 묻힌 것을 발견한 뒤 울부짖고 있다. 사진=틱톡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3월 18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가자시티에서 팔레스타인 여성이 밀가루를 사러 집을 나갔다가 귀가 후 가족이 잔해에 묻힌 것을 발견한 뒤 울부짖고 있다. 사진=틱톡

중국계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전쟁 피해 영상을 상업적 상품 홍보와 연결하는 기능을 시험하다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더버지는 틱톡이 최근 도입한 인공지능(AI) 기반 ‘시각 검색 태그(Find Similar)’ 기능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전쟁 영상에서도 작동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기능은 영상 속 인물을 인식해 유사한 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가자지구 공습 이후 잔해 속에서 가족을 찾으며 오열하는 팔레스타인 여성의 영상에조차 AI가 그녀의 원피스, 스카프, 핸드백을 인식해 “비슷한 상품 찾기” 버튼을 노출했다. 실제 추천 목록에는 ‘두바이 터키풍 레이스업 드레스’ 등 패션 아이템이 포함돼 있었다. 전쟁 참상을 알리는 장면이 단순한 쇼핑 콘텐츠로 변질된 셈이다.

틱톡은 해당 기능이 제한적 테스트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라고 해명했다. 벤 레이스 틱톡 대변인은 “이 기능은 전쟁 영상에 적용되지 말았어야 했다”며 “현재 문제를 시정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AI의 단순한 실수로 치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쟁과 재난 상황까지 상품 판매로 연결하려는 플랫폼의 구조적 문제라는 비판이다.

실제로 이 기능은 전쟁 피해 영상을 비롯해 아동 콘텐츠 제작자, 전쟁 고아 지원 활동가의 영상에서도 유사한 상품 광고를 노출한 사례가 확인됐다. 비판 여론은 “틱톡이 맥락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모든 온라인 경험을 쇼핑몰화하고 있다”는 데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업화 전략은 사용자 경험을 왜곡할 뿐 아니라 민주적 공론장과 인권 존중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팔레스타인 사태와 같이 국제적으로 민감한 이슈에서 발생한 이번 논란은 글로벌 플랫폼이 AI 기반 기능을 도입할 때 사회적 책임과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단순한 기술적 오류를 넘어 기업이 이윤 논리를 앞세워 어떤 맥락도 상업화 대상으로 전환하는지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서 파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